천안함 침몰 20일 만인 15일 인양된 함미에서 실종자의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자 인터넷 공간은 애도의 물결로 덮였다.

천안함 내부에서 서대호 하사를 비롯해 승조원의 시신이 확인됐다는 속보를 속속 접한 누리꾼은 20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실종 장병에 대해 절절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오보였음 좋겠다"…"안타까워 죽겠습니다" = 누리꾼 `은나래'는 "가슴이 답답해지고 마음이 아파 인양 속보 방송조차 못 봅니다.

군에 보낼 자식이 있는 이 어미조차 이런데 (실종자) 부모 맘이야…안타까워 죽겠습니다"라고 마음 아파했다.

`realslow'도 "살아있을 가능성이 없으리란 건 알았지만 실제로 닥치고 보니 정말 가슴이 아프네요…실종자 가족들은 오죽할까요…사람들에게 `살아 있을 확률이 없지'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던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군요…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한 실종자의 지인으로 보이는 누리꾼 `je1mak****'는 한 포털사이트의 추모게시판에 "너 찾을 때까지 추모 서명을 애써 외면하고 있었는데 결국…그래도 돌아와줘서 고맙다.

찾았잖아…얼마나 다행이야…편히 쉬어. 근데 왜 이리 보고 싶니"라며 그리움을 드러냈다.

일부 누리꾼은 여전히 장병들이 숨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말자고 서로 위로하면서 인양 작업에 주력한 군 당국 등을 격려하기도 했다.

누리꾼 `흔들리는 영혼'은 "속보가 아니라 오보였음 좋겠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는 것을 실종자 가족은 물론 국민 모두 원치 않는다.

한 사람이라도, 아니 모두 다 구조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할 뿐이다"라고 썼다.

`김00'는 "아 진짜 어떡하니…자랑스러운 별들이 자꾸 지고 있는데 나는 집에서 이런 기사나 보면서 키보드 누르고 있고…흐르는 눈물로 대답할 수밖에 없네. 제발. 첫번째 생존자는 없는거니…"라며 비통해했다.

`밀랍'은 "어려운 수색과 인양 작업에 고생하는 군 당국과 인양 업체에 깊은 감사와 격려를"이라고 마음을 전했다.

찬 바다 밑에서 침묵하다 찢긴 채 모습을 드러낸 천안함의 함미와 마주한 누리꾼은 `가슴이 아프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차분한 어조로 사고 원인을 규명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paopao60'은 "별다른 사고 없이 함미 부분을 무사히 인양했다니 다행입니다.

이제 함수 부분도 인양해 정확한 침몰원인을 규명하는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우선 나름대로의 결론은 잠시 유보하고 조사상황을 지켜 보시는 것이 어떨른지요"라고 썼다.

◇해군.실종자 미니홈피도 슬픔 넘쳐 = 포털사이트뿐 아니라 해군 홈페이지에도 주검으로 발견된 승조원에 대한 애도와 천안함의 `상처 입은 귀환'에 가슴 아파하는 누리꾼의 글이 이어졌다.

자신의 아들 `해병 563기 김00'가 실종자 장철희 이병의 친구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장 이병의 부모에게 힘내라는 말을 전하며 "아들아 / 너의 이름 / 새겨진 연봉바위에 / 파도가 부서지고 / 햇빛이 반짝이고 / 물새가 쉬어가도록 / 너의 큰 뜻 / 바다를 지켜다오 / 아들의 친구야 / 많이 사랑한다"라는 시를 남겼다.

누리꾼 `박00'도 "대한민국 772함이여! / 그 이름 천안함이여! / 그대의 모습 / 오늘 처음 보고 있습니다 / 그대의 몸에서 / 대한민국 전 국민의 눈물을 뚝뚝 흘리며 / 천천히 천천히 / 그대가 암흑으로부터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라는 글로 마음을 달랬다.

실종자의 미니홈피에도 시신 확인 소식이 이어지면서 슬픔을 표하는 누리꾼과 지인의 글이 쏟아졌다.

오후 6시께 시신이 확인된 김선호 상병의 미니홈피에는 한 지인이 "살아달라고 살아달라고 그렇게 글을 써 대고 기도해도 소용없는거구나…이제 니 홈피도 사라져버릴지 몰라, 그것도 너무 싫다.

보고 싶어. 그동안 잘해줘서 너무 고마워. 친구로서 너무 많이 사랑해. 보고 싶을꺼야"라며 비통한 마음을 적었다.

역시 주검으로 발견된 조진영 하사의 홈피에도 동생으로 보이는 한 지인이 "오빠…좋은 곳에 가서 쉬어요.

고통 없는 그런 곳에 가서. 오빠, 기억할게요.

진짜 멋진 해군이었다는거"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hapy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