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 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달러당 1100원 선까지 위협받고 있다. 어제 환율은 1107원50전에 마감돼 종가기준 1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은 우리 경제의 빠른 회복,외국인들의 주식 매입을 위한 달러화 자금 유입,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등이 겹친 때문이다. 게다가 어제 싱가포르가 자국 통화를 절상했고 위안화 절상도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환율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의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3년 만에 가장 높은 11.9%에 달한 것도 위안화 절상 필요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원 · 달러 환율 수준 자체보다는 떨어지는 속도,과도한 기대나 투기에 의한 쏠림 현상이다. 외환시장의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환율은 1년 전에 비하면 20% 가까이 떨어져 엔화나 유로화,위안화 가치가 변동이 없는 것과 대비된다. 단기적인 변동폭도 크다. 지난 9일과 12일 이틀간 9원 넘게 하락했다가 13일 9원80전 급등한 다음 14일 11원70전 떨어지는등 최근 4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등락폭이 7원을 넘었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 점을 우려했다. 그는 지난 14일 "우리 경제가 좋아진 면도 있지만 위안화 절상 기대로 원화 가치가 과도하게 절상됐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필요할 경우 미세조정을 통해 시장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원 · 달러 환율 하락이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효과는 물론 예전보다 크게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환율이 10% 하락하면 제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0.36%포인트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한국경제연구원)도 있지만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이를 어느 정도 상쇄할 만큼 우리 기업들의 기술경쟁력과 품질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환율 하락세가 대세로 굳어져가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영효율화에 박차(拍車)를 가하면서 기업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더 높이는 기회로 삼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