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행정부 고위 공무원(1급 이상) 10명 가운데 5.8명은 지난해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전체 신고대상자의 평균 재산 규모는 전년보다 줄었다.

정부공직자 윤리위원회가 2일 공개한 ‘2010년도 고위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 사항’에 따르면 중앙부처 1급이상과 지방자치단체장 등 고위 공직자의 평균 재산은 12억8400만원으로 1년 새 1200만원(0.9%) 줄었다.지난해 부동산 공시가격 등 보유재산의 평가액이 평균 4000만원 안팎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신고 대상자 1851명 중 1077명(58%)는 재산이 늘었다.전년에 비해 재산이 감소한 신고자는 774명(42%)으로 전년보다 약간 늘었다.재산규모가 10억원 이상인 고위 공직자는 전체의 42%에 달했다.공개자 가운데 재산이 가장 중간에 위치한 재산총액(중앙값)은 8억3000만원이었다.

특히 땅이나 건물 등 부동산이 많은 공직자는 재산총액이 전년에 비해 줄어들었다.반면 주식·펀드 보유비중이 높은 공직자는 재산총액이 늘어났다.행안부 관계자는 “지난해 1월 1일 기준으로 주택공시가격이 4.1%,공시지가는 0.8% 떨어진 반면 반면 작년 주가지수가 평균 45% 상승하는 등 펀드나 주식의 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개 대상자 가운데 재산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공직자는 지정구 인천시의원(79억7950만원)으로 한 해 동안 46억원 늘어났다.주가 상승으로 보유주식의 평가액이 늘어난 덕분이다.김쌍수 한전 사장 역시 주식평가액 증가,간접투자 수익 증가 등으로 전년대비 15억원 불어난 108억원으로 중앙 공직자 중 가장 많은 증가액을 기록했다.

반면 재산총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공직자는 이명박 대통령이었다.재산총액이 49억1353만원으로 전년대비 307억원이나 감소했다.지난해 대부분의 재산을 재단법인에 출연했기 때문이다.나재암 서울시 의원의 경우 건물 임대채무가 늘면서 1년 새 44억원이나 줄어 재산총액이 마이너스 22억원으로 신고됐다.김은혜 청와대 제2대변인도 건물 공시가격이 하락하면서 재산총액이 78억4028만원으로 전년보다 14억원 감소했다.

재산총액 상위자는 중앙 공직자의 경우 오거돈 한국해양대 총장(142억원),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121억원),김쌍수 한전 사장(108억원),이종구 수협중앙회장(99억원) 순이었다.지방 공직자 중에서는 진태구 충남 태안군수가 246억원으로 중앙·지방 통틀어 재산총액 1위를 기록했다.이종학 서울시 의원(182억원),백종헌 부산시의원(179억원),박동건 경북교육청 교육위원(125억원),송명호 평택시장(11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중앙부처 장관 중에서는 유인촌 장관에 이어 최경환 지식경제부장관(48억원),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28억원),임태희 노동부장관(25억원),현인택 통일부 장관(24억원) 등의 순이었다.정운찬 국무총리는 18억원으로 신고했고,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8억4036만원으로 장관 중에서 재산이 가장 적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