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12세 소녀가 60대 노인과 결혼 후 수일만에 도망, 친척집에서 수개월을 숨어 지냈다고 현지 일간지 자카르타포스트가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부수마트라주(州) 주도인 메단에서 일곱 자녀를 둔 아버지가 초등학교 5학년짜리 막내딸을 150만 루피아(19만원)를 받고 한 노인에게 시집보냈다.

소녀의 아버지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딸을 허리띠로 때렸고 매를 이기지 못한 딸은 결국 이미 여러 명의 부인을 거느리고 있는 이 노인과의 강제결혼에 동의했다.

하지만 결혼 후 학교까지 그만둔 어린 신부는 수일 만에 늙은 남편의 집에서 도망쳐 언니 집에 숨어 지내다가 지난 23일 인도네시아 아동보호위원회 북부수마트라 지회에 신고했다.

피해자의 언니는 "경찰에 성폭행 혐의로 지역유지인 노인을 고발했다"며 "주유소를 소유하고 있는 노인은 이미 5명의 부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 소녀는 다시 학교에 다니고 있으나 사건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친구들이 할아버지와 결혼해 임신까지 했다고 놀리고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항변한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

메단 지방경찰청 대변인은 "신고를 받고 사건을 조사했지만 피해자의 진술과 병원 진단 결과가 달라 곤혹스럽다"면서 "병원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는 순결을 잃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인은 경찰 조사 직후 몰려드는 기자들을 피해 타지역으로 도주했고 그의 주유소 직원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신성철 통신원 speednews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