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9월 말까지 재무개선 대책 마련"
"거제.삼척 등 공급부족한 곳엔 임대주택 건설"

"갈등의 골이 깊었던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통합을 이제 해낸 것 같다. 그동안 참 힘들었는데 통합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 같아 다행이다 싶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이지송(71) 사장은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공, 토공의 통합과 관련해 취임후 처음으로 "해냈다, 성공했다"는 표현을 썼다.

그동안 보여줬던 통합에 대한 '걱정과 우려'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안도와 자신감을 표명한 것이다.

지난해 10월1일 통합공사의 출범 이후 6개월 만이다.

이 사장은 "지난 2월14일 옛 주공이 쓰던 분당 오리 사옥을 비우고, 현 정자사옥으로 모두 합치며 비로소 물리적 통합을 이뤘다"며 "토공과 주공의 인력을 융합(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갈등도 있었지만 별다른 잡음 없이 마무리가 잘 됐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취임 후 반년 동안 계속해오던 주말, 휴일 출근도 앞으로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내가 주말에 출근하니까 직원들도 못 쉬는 것 같아서 이제부터는 주말에 쉬려고 한다. 못난 사장 밑에서 직원들이 너무 고생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사장은 당면과제로 재무구조 개선을 1순위로 꼽았다.

LH는 다음달 민간 재무개선특별위원회를 발족해 택지개발과 자금조달 방식의 다각화 등을 골자로 하는 재무구조 개선 종합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현재 14명의 민간 전문가 선발을 진행 중이며 부동산 분야의 전문가를 포함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며 "오는 9월 말까지 6개월 정도면 개선안 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LH가 빚도 많지만 자산도 많은 기업"이라며 "재무개선을 통해 국민과 약속한 사업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빠짐없이 진행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H는 올해 초 주택공급처와 토지판매보상기획처 안에 민간 기업에서나 볼 수 있는 주택마케팅팀과 토지마케팅팀을 각각 신설해 수익성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이 사장은 "현재 미매각 토지가 17조원 수준이고 미분양 주택을 포함하면 20조원어치가 넘을 것"이라며 "올해 유동성 개선을 위해 미분양 토지와 주택 매각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요가 있지만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소외된 지역에서는 신규 주택과 토지를 꾸준히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경남 거제시와 강원도 삼척 도계지역에서 500가구 미만의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거제는 조선소 밀집지역으로 인구는 늘고 있지만 주택공급이 많지 않고, 삼척 도계지역은 폐광 이후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살 곳이 부족하다"며 "꼭 필요한 곳에 집을 지어 공기업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LH는 4월 임시국회에서 중요한 2개의 법안이 통과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보금자리주택 등 국가정책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정부가 보전해 주는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안과 두 법인 통합에 따른 법인세(2천497억원) 납부를 연기해 주는 조세특례제한법안이 그것이다.

이 사장은 "이들 법안만 통과되더라도 LH가 남의 도움 없이 두 발로 걸어나가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전주와 진주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는 미묘한 상황이어서 결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LH는 어떤 방향이든 정부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