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계 투자사 그린골드홀딩스리미티드(GGH)가 코스닥 상장사 엑큐리스를 인수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엑큐리스는 자회사를 통해 최근 증시의 최대 화두인 전기차 업체 CT&T의 지분을 확보한 회사다. 엑큐리스의 새 주인이 된 GGH는 자금 동원 능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엑큐리스의 최대주주인 엠에이씨제일차와 최은진 씨 등은 보유지분 16.1%(770만주)와 신주인수권 522만6031주 및 경영권을 GGH에 매각하는 계약을 전일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110억원이다.

GGH는 1932년 영국에서 그린골드인베스트먼트펀드를 설립한 이후 1954년 프랑스로 이전한 글로벌 투자사다. 현재 밀레니엄투자은행이 최대주주로 있다.

기업 구조조정, 인수ㆍ합병(M&A), 사모펀드(PEF) 조성, 자금대여를 위한 컨설팅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한다. 아시아에서는 6억달러 가량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97년 한국에 자회사 GGH유니트라를 설립하고 주로 구조조정 기업들에 대한 투자 자문과 M&A 자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성 및 참여 등을 해왔다.

GGH가 엑큐리스를 인수한 것은 한국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 투자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엑큐리스가 자회사를 통해 60억원 규모의 CT&T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정영호 GGH 부회장은 "자금 조성과 투자자문, M&A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하다 보니 GGH가 헤지펀드라는 오해를 많이들 한다"며 "엑큐리스를 캐피탈사나 유망 기업 인수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인 매각 차익을 노리고 인수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경영진을 새로 꾸려 중장기적으로 엑큐리스를 한국 사업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게 GGH의 구상이다. 또 엑큐리스의 기존 PCB(인쇄회로기판) 사업은 그대로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구체적인 사업 추진 내용을 공개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차차 진행 상황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GGH는 이달 말 주주총회를 열고 김경희 대표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엑큐리스 이사진을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새 이사진에는 대통령 에너지 산업전문위원을 지낸 신부식 한국경제연구소장, 법무법인 화평의 김광수 변호사, 조용구 KR컨설팅 선임 컨설턴트 등 총 6명이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엑큐리스는 경영권 매각에 따른 기대감에 이날 가격제한폭(14.98%)까지 오른 176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