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재생에너지와 바이오 제품 등 6대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2020년까지 3000억유로 이상의 시장으로 키울 계획이다. 일본도 2008년부터 21개 녹색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고 미국 역시 "10년간 녹색 기술에 1500억달러를 투자해 500만개의 녹색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오바마노믹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녹색 옷으로 갈아입는 이유는 무엇인가. 에너지 전문가인 김현진 서울 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녹색경영》에서 EU와 중국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답이 금방 나온다고 말한다. EU는 에너지 수급 불안정과 높은 수입 의존도에서 빨리 벗어나야 하고,자원 블랙홀에 빠진 중국 역시 경제 성장의 원동력을 '검은 고양이'나 '흰 고양이'가 아닌 '녹색 고양이'에서 찾자는 '녹묘(綠描)론'을 펼치고 있다.

저자는 "녹색 기술은 거대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경제 혁명'이기 때문에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며 그 근거로 6C를 소개한다.

우선 비용(cost) 면에서 '기술 비용'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점점 줄고 있으며,실리콘밸리가 솔라밸리,그린밸리 등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게다가 북미 벤처 시장의 자본(capital)도 바이오 연료,태양광 등의 녹색 기술에 몰리고 있으며,녹색 기술 유치 경쟁(competition)과 중국(China)의 청정에너지 정책,소비자(consumer)의 의식 변화,기후 변화(climate change)까지 종횡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너지 경제 시스템의 변화는 각국의 정책과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인간 삶의 양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며,이는 녹색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거대 시장의 도약을 가져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우리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그는 먼저 해당 업종이 온실가스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인지,경쟁 사업장과 비교해서 경쟁력이 얼마나 될지부터 파악하라고 조언한다. 또 온실가스가 가치 사슬의 어느 단계에서 배출되는지를 알아보라고 말한다. 이는 생산 공정에서의 직접 배출,에너지로부터의 간접 배출,원료 이동이나 제품 사용 중의 배출로 나눠 살피면 된다. "온실가스 규제를 경험한 적 없는 기업 입장에서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측정된 것만이 관리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아울러 온실가스 감축 잠재력과 비용을 계산하고,자체적 감축과 배출권 구입,CDM(청정 개발체제) 프로젝트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인정받을 것인지도 판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배출권 거래와 관련된 파생상품과 비즈니스 기회를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미 헤지펀드사인 맨그룹이 탄소 시장을 앞으로 급성장할 '뉴 플레이그라운드'로 주목하고 있다는 것에 관심을 가지라고 그는 덧붙인다.

저자의 녹색경영 전략을 한마디로 줄이면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선도자(Early Mover) 또는 재빠른 추종자(Fast Follower)가 되라"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