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성적을 내며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밴쿠버 동계올림픽.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비단 그들의 땀과 노력이 배어나는 멋진 경기 모습만이 아니었다. 그 동안 볼 수 없었던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의 경기복이 우리의 눈을 더욱 즐겁게 해 줬다. 과거 경기복이 기능에 충실했다면 이번 경기복은 스타일까지도 담아낸 것.특히 클래식 룩의 대명사인 영국 정통 브랜드 '닥스'와 '버버리'의 체크무늬가 '스포티브 룩(Sportive Look)'과 만난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 금메달급 스포티브 룩 연출법

스위스 페어 스케이팅팀의 버버리 체크무늬 의상부터,체크 상의에 데님 팬츠로 캐주얼한 멋을 연출해 낸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선수 숀 화이트의 의상,블랙에 레드 포인트가 강렬하면서도 세련된 미국 선수들의 랄프로렌 점퍼까지 이번 동계 올림픽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컬렉션 무대를 보는 듯했다.

스포티브 룩의 색다른 매력을 패션 디자이너들은 일찌감치 간파한 것일까. 2010 봄 · 여름 시즌 컬렉션 무대에서 패셔너블하게 변신한 스포티브 룩을 다채롭게 제안했다. 야구재킷 같은 스포츠웨어를 직접 접목한 '겐조',테니스에서 영감을 받아 우아하게 디자인한 의상을 선보인 '에르메스',영국 전통이 고스란히 담긴 스포츠 크리켓을 티셔츠 등 다양한 아이템에 반영한 '닥스 신사'까지 수많은 브랜드의 쇼룸이 개성 있는 스포티브 룩으로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막상 구입하려니 어떻게 스타일링해야 멋스러울지 고민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스포티즘이라는 핫 트렌드를 나만의 멋스러운 스타일로 승화시키고 싶다면 다음의 스타일링법을 적극 활용해 보자.

①연아의 매력만점 트레이닝 룩에서 팁 얻기


김연아의 평소 패션 스타일은 한없이 편하고 심플하지만 그 누구보다 세련되고 멋스럽다.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적절한 상 · 하의 매치가 훌륭한 스타일을 연출한다.

얼마 전 팬 사인회에서 선보인 화이트 집업과 다크 진 팬츠는 심플하지만 깨끗함이 돋보이는 스타일로 단정하고 깔끔한 스포티브 룩을 연출하기에 제격이다. 스포티한 아이템을 상 · 하의 똑같이 매치하기보다 데님 팬츠처럼 다른 느낌의 아이템을 곁들이면 자연스럽고 경쾌한 룩을 연출할 수 있다. 실용주의 트렌드의 영향으로 최근 컴백한 백팩을 맨다면 금상첨화다.

②스포츠 룩은 그만! 크리켓 룩에 주목하라

테니스 룩이나 보드 룩이 식상해졌다면 조금은 이색적인 스포츠에서 유래한 아이템으로 눈길을 돌려보자.특히 영국의 전통이 고스란히 담긴 크리켓은 상류층에서 시작된 만큼 그 아이템 역시 고급스러운 느낌이 강하다.

크리켓 클럽의 학생들이 주로 셔츠 위에 V넥 니트와 치노 팬츠를 입었던 것에서 유래해,스포티하지만 클래식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 유행 컬러인 화이트 면 팬츠에 컬러풀한 크리켓 티셔츠를 매치하면 편안하면서도 밝고 경쾌한 크리켓 룩을 연출을 할 수 있다.

③여성스러운 아이템과 묘한 믹스&매치

스포티 캐주얼이 여성스럽지 않다는 편견은 버리자.함께 매치하는 아이템에 따라 얼마든지 사랑스럽고 로맨틱해질 수 있다. 편안한 집업에 살랑이는 원피스로 여성스러움을 연출해 보자.이때 집업이 심플한 디자인에 단조로운 컬러라면 과감한 프린트 원피스를 입는다. 로맨틱 지수를 한껏 올리고 싶다면 레이스 아이템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레이스 특유의 여성스러움이 스포티한 아이템과 만나 묘한 느낌을 연출한다.

그동안 스포티 캐주얼에는 비니(머리에 딱 맞는 동그란 모자)나 링 이어링 등 캐주얼한 느낌이 강한 액세서리를 선호했지만 이제는 여성스러움이 돋보이는 액세서리로 로맨틱한 스타일링을 연출해보자.진주는 우아함까지 더해줄 수 있어 더욱 좋은 아이템이다. 미니 플리츠 스커트가 돋보이는 테니스 룩에도,잔잔한 패턴의 베스트가 단정해 보이는 골프 룩에도 진주 액세서리는 매력 만점의 여성스러운 포인트가 된다.

④컬러의 즐거움을 만끽하라

컬러에 포인트를 주면 더욱 매력적인 스포티브 룩이 완성된다. 상큼한 오렌지 컬러,태양을 닮은 강렬한 레드,자연의 푸르름을 닮은 그린 등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컬러는 스포티브 룩에 산뜻함을 불어넣고 청량감을 더해준다. 단,여러 컬러를 믹스하기보다 한 가지 컬러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컬러가 섞이면 자칫 촌스럽고 혼잡스러운 느낌이 들 수 있기 때문.베이직한 컬러 아이템에 포인트 컬러 아이템을 적절하게 섞어 '톤 온 톤' 스타일링을 연출하는 것이다.

컬러 믹스매치가 익숙지 않다면 우선 작은 소품에 컬러를 입혀보자.벨트,양말,머플러 등에 컬러 포인트를 주는 것만으로도 훨씬 산뜻하고 매력적일 수 있다. 모던한 컬러와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비비드한 컬러의 공존은 스포티브 룩의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스타일 칼럼니스트 · 브레인파이 대표 www.cyworld.com/venus0616



◆사진 제공=LG패션 닥스신사,닥스골프,마에스트로,라코스테,스타일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