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D극장시설 2위..메이저와 공동제작 제안도

3D 영상 산업이 차세대 IT 및 문화콘텐츠 산업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작지만 강한' 중소 벤처업체의 활약상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이들 중소기업이 기술력을 앞세워 급변하는 3D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처함으로써 반도체, 휴대전화 등에 이어 우리나라 IT 산업에 다시 한번 큰 기회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드로버는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세계 매장에서 전시한 3D TV에서 시연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볼츠 앤 블립'의 공동 제작사다.

레드로버는 지난해 '토이스토리2', '캐스퍼', '미녀와 야수2' 등 유명 애니메이션의 핵심 인력이 설립한 북미 메이저 애니메이션 기획사 툰박스엔터테인먼트와 제휴를 맺고 '볼츠 앤 블립'을 공동 기획, 제작하고 있다.

'볼츠 앤 블립'은 세계 최초 블루레이급 장편 3D 애니메이션으로 세계적 방송사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레드로버가 차기작으로 준비중인 극장용 3D 애니메이션 '더 넛 잡'도 미국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와 공동 제작 및 배급에 대한 제안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레드로버는 3D 입체 모니터와 현미경, 프로젝터, 카메라 등 하드웨어를 세계 3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관련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까지 포함해 3D 토털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 제품에 대해 확보한 특허만도 국내외 26건에 달하며, 출원중인 특허도 40여건이나 된다.

지난해 매출액은 120억원에 올해 목표는 330억원으로 대폭 높여 잡았으며, 올해 1월까지 확정된 수출 계약만 100억원 규모를 돌파했다.

스테레오픽처스는 2D 영상을 3D로 전환하는 기술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업체다.

전세계에 3D 전환 기술을 갖춘 업체는 단 7개뿐이며, 스테레오픽처스는 지난해 10번의 입찰에 참가해 모두 1등을 차지했다.

이처럼 강력한 경쟁력을 토대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이 회사는 최근 세계적 영화사인 워너브러더스의 사장을 지낸 제임스 밀러를 미국 지사장으로 영입했다.

지난해 50명이던 직원도 최근 200명으로 늘었으며, 조만간 500명이 넘어서게 된다.

여기에 9월까지 3천명이 넘는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며, 지난해 5억원이었던 매출도 올해는 6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KDC정보통신과 자회사 아이스테이션도 빼놓을 수 없는 3D '강소기업'이다.

전세계 5천개에 달하는 3D 영화 상영시설 중 1천개를 만든 업체가 바로 KDC정보통신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미국업체 리얼D에 이어 2위로, 세계적 음향 및 엔터테인먼트 업체 돌비를 3위로 밀어냈다.

매출은 2007년 2억5천100만원에서 지난해는 3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급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이스테이션은 지난해 '아바타' 열풍 이후 3D 안경 주문량이 폭주하고 있다.

1월에 수주한 주문량만도 250억원 규모에 달했으며, 향후 3D 상영관의 확대에 따라 성장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잘만테크도 올해 국내외 극장에 1천만개 상당의 3D 안경을 공급하며, 풀HD 3D 모니터와 TV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잘만테크는 3D 영상을 양 눈에 맞게 전달하는 편광필터에서 일본 아리사社와 함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3D 모니터와 안경, 관련 기술에서 지난해 25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잘만테크는 올해 이들 제품의 매출 목표를 150억원으로 잡았다.

3DIS는 최근 무안경식 3D 모니터를 개발했으며, 관련 원천기술을 비롯해 설계, 제작, 양산 등 과정 전분야 기술에 대해 국내외에 특허를 출원했다.

3DIS는 올해 B2B 시장을 공략해 3D 기술 응용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게임기와 휴대용 단말기, 전자액자, 의료 및 군사 서비스 등 분야를 개척, 올해 5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밖에 엘엠에스는 이미 2007년 무안경식 3D 디스플레이의 핵심 광학 부품인 렌티큘러 렌즈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렌티큘러 렌즈는 3D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반원통형 렌즈로, 원통 좌측면과 우측면이 사람의 양 눈에 각각 다른 이미지를 보여줘 3D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엘엠에스는 3D 시장 확대에 맞춰 대형 렌즈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3D 기업들은 특수 목적의 모니터와 카메라, 현미경 등 분야에서 강한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아직까지 규모는 작지만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