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B조의 16강 진출국은 한국과 아르헨티나가 될 것이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청용(22.볼턴 원더러스)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은 사상 첫 원정대회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청용은 2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축구대표팀 새 유니폼 발표 행사에 참석한 뒤 아르헨티나 방송 기자로부터 `남아공월드컵 B조에서는 어느 팀이 16강에 오를 것 같은가?'라는 질문을 받고 "한국과 아르헨티나"라고 잘라 말했다.

이청용은 이어 "한국은 조직력이 좋고 정신력은 어느 팀보다 강하다"면서 "남아공월드컵에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처럼 다시 기적을 쓸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남아공월드컵에서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와 차례로 경기를 치른다.

스포츠브랜드 나이키사가 후원하는 9개국 월드컵 대표팀의 새 유니폼이 공개된 이날 행사에서 이청용은 당당히 한국 모델로 나섰다.

포르투갈 루이스 나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브라질 알렉산더 파투(AC밀란), 미국 클린트 뎀프시 뎀프시(풀럼), 호주 빈스 그렐라(블랙번) 등 빅리그에서 뛰는 각국 대표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청용은 이날 오후 맨체스터에서 나니 등과 함께 소형 전세기 편으로 런던 루턴 공항에 도착하고서 다시 헬기를 타고 행사장까지 이동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 세계 100여개국 230여 개 매체에서 300여 명의 취재진도 참가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 첫 해 볼턴의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한 이청용에게도 인터뷰 요청이 이어졌다.

한국의 남아공월드컵 본선 상대국 취재진의 관심은 당연이 컸다.

이청용은 아르헨티나와 맞대결에서 대해서는 "강팀이라 힘든 경기가 예상되지만 잘 치르면 조별리그 통과는 더욱 쉬워질 것이다.

우리 만의 색깔로 싸운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를 이긴다면 선수들이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취재진이 '아르헨티나는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의 선수 기용 등 불안 요소가 많다.

한국도 이를 잘 알고 있는가?'라고 묻자 이청용은 "물론이다.

우리가 이를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물론 이청용은 B조 1위는 아르헨티나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에 아르헨티나 기자가 `아르헨티니가 불안 요소를 많이 안고 있는 데도 그렇게 생각하는가?'라고 되묻자 이청용은 "경기를 치를 수록 좋아지는 팀이다.

선수 개개인의 뛰어난 능력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국이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24년 만에 아르헨티나와 월드컵 본선에서 재대결을 하게 된 데 대한 생각을 묻자 "그 때와는 다를 것이다.

한국축구도 많은 경험을 쌓았다"면서 결코 호락호락 물러서지는 않을 것임을 드러냈다.

이청용은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상대인 그리스 취재진에게는 "본선에서 싸워야 할 세 팀 모두 좋은 팀이다.

특히 그리스와 첫 경기가 중요하다.

스타일은 알지만 세세한 것은 알지 못해 더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시아권 취재진도 이청용을 둘러쌌다.

이청용은 한 중국 기자가 최근 동아시아축구연맹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중국에 0-3으로 완패한 이야기를 꺼내자 "사실이 잘못 알려진 줄 알았다.

놀라웠다"고 말했다.

`해외파가 빠져서 한국이 졌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그렇지 않다.

경기는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일본은 월드컵 4강이 목표라고 했는데 한국의 목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목표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대회 전 말보다는 대회에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한편 이청용은 3월3일 런던에서 치를 아프리카 강호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 대해서는 "짧은 시간 훈련하고 경기를 해야 해 걱정된다.

하지만 원래 발을 맞춰온 선수와 새로 가세한 선수가 호흡을 맞추고, 강팀을 상대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다"라고 말했다.

이청용은 코트디부아르의 골잡이 디디에 드로그바(첼시)를 경계하면서 "워낙 좋은 선수라 수비진들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K-리그부터 사실상 한시즌 반 가까이 쉬지 않고 뛰어온 이청용은 체력적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축구 선수라면 행복해 해야 한다.

그런 것이 힘들다면 한도 끝도 없다"고 일축하고서 "잠도 많이 자고 경기 후 바로 회복훈련을 하면서 빠르게 몸 상태를 되찾는다.

영양제, 보약도 챙겨먹는다.

매 경기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런던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