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자업체들이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쏟아내며 '반(反)애플 동맹'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폐막한 세계 최대 통신전시회인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0'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도 안드로이드폰의 세 확산이었다. 소니에릭슨,대만 아수스 등이 안드로이드 진영에 새롭게 가세하는 등 10여개 업체들이 관련 제품을 발표했다.


◆확대되는 안드로이드 동맹

소니에릭슨은 MWC 2010에서 자사 첫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았다. 엑스페리아 X10,X10 미니,X10 미니 프로 등 3종의 X10 시리즈에 안드로이드 OS를 처음으로 탑재했다. X10은 퀄컴 스냅드래곤 1기가헤르츠(㎓)프로세서,4인치 디스플레이,810만화소 디지털 카메라 기능을 갖췄다. X10 미니는 신용카드와 비슷한 크기(83×50×16㎜)에 88g에 불과한 무게로 휴대성을 높였고,X10 미니 프로는 쿼티 키보드 기능을 추가했다.

대만 PC업체인 아수스와 미국 내비게이션 회사인 가민도 안드로이드 진영에 가세했다. 내비게이션 기능을 강화한 '누비폰 A50'에 안드로이드 OS를 첫 적용한 것.목소리만으로 길을 안내받을 수 있고 날씨,교통정보,지역별 주유소 가격 정보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올 중반께 유럽시장에 먼저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프로젝터폰인 헤일로(i8520)를 공개했다. 헤일로는 3.7인치 AM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 화면에 800만화소 디지털 카메라를 채택했고 밖에서도 프로젝터로 영상을 오래 볼 수 있도록 배터리 용량을 1800mAh까지 확대했다. 삼성은 올 3분기에 유럽과 아시아에 이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안드로이드를 이용해 명가재건까지 꿈꾸는 모토로라는 여덟 번째 안드로이드폰 '퀸치'를 발표했다. 3.1인치 화면을 장착했으며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비롯해 이메일 사진 등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모토블러' 서비스를 담았다.

◆PC,통신 장비 업체도 가세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 통신장비 및 PC 업체들도 안드로이드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는 안드로이드폰 'U8800'을 비롯해 4종의 안드로이드폰을 공개했다. 지난해 유럽 시장에 안드로이폰을 처음으로 내놓으며 자신감을 얻자 제품군을 크게 확대한 것.3.8인치 화면을 탑재한 U8000은 3세대(G) 이동통신 기술을 이용해 초당 14메가비트(Mbps)로 데이터를 내려받을 수 있다. 화웨이는 한국 휴대폰 시장 진출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세계 2위 PC 업체인 대만의 에이서도 '리퀴드E'와 '에이서 페라리' 등 안드로이드폰 3종을 발표했다. 미국의 델은 안드로이드2.1을 탑재한 스마트폰 '델 미니3'와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인 '델 미니5'를,HP는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스마트북 '에어라이프 100'을 내놓았다.

구글의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는 MWC 2010에서 "현재 전 세계에서 매일 6만대의 안드로이드폰이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를 채택하고 있는 모델은 총 26종,판매 지역은 48개국에 달한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2000만~3000만대의 안드로이드폰이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