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추가 조처 요구' 판단..그리스 동의
EU 세부지원 방안 공개 않기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재무장관들이 15일 그리스에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압박을 늦추지 않았다.

이에 그리스는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선언한 그리스 지원의 후속 조치로 세부 지원방안을 마련해 실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EU가 요구할 경우 추가 긴축 조치를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오후 브뤼셀에서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회의를 주재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만일 오는 3월 중순 점검때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면 추가적인 긴축 조처를 마련한다는 데 그리스 정부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스를 제외한 모든 유로존 국가가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를 투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오는 3월부터 매월 그리스의 재정적자 감축 계획의 이행과 상황 진전을 점검키로 한 가운데 유로존 국가가 미흡하다고 판단할 경우 추가 조처를 요구하고 그리스는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풀이된다.

융커 의장은 "추가 조처들은 예산 전용 금지를 포함해 경상 및 자본지출 추가 삭감처럼 재정지출 축소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유로존이 그리스가 재정적자 목표를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갖지 못한다면 그리스는 이미 약속한 재정수입 증대 방안들도 구체화해 제시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것은 그리스의 책임이며 추가적인 조처가 요구될 때 단호해야 하는 것은 유로존의 책임"이라며 EU 지원에 앞서 그리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회의에선 시장 일각에서 관측해온 그리스 지원 세부 방안이 공개되지 않았다.

융커 의장은 "준비 중인 그리스 지원 방안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그리스 지원 세부방안을) 오늘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올리 렌 EU 경제ㆍ통화담당 집행위원도 회의 직전 기자들에게 "(재정적자 목표 달성을 가로막을) 위험들이 현실화하고 있다.

추가적 조치를 필요로 하는 분명한 (위험) 사례가 있다는 게 우리의 견해"라며 "그리스가 추가 긴축 조처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이날 회의에선 새로운 긴축 조처들을 검토하고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요세프 프롤 오스트리아 재무장관도 그리스의 재정적자 감축안들이 충분치 않으면 추가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장관은 회의 참석에 앞서 "유로존이 그리스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세부적인 구제 계획을 마련해 실행하는 것이 그리스 국가부도 우려를 진정시키는 최선의 방안"이라며 EU의 지원 방안 실행을 요구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사태의 악화를 막는 것은 지난주의 (EU 특별정상회의) 결정을 이행하는 보다 진전되고 분명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12.7%에 달한 재정적자를 올해 8.7%로 낮추는 데 이어 2012년까지 EU '안정 및 성장에 관한 협약'에서 규정하는 3% 이하로 축소한다는 목표 아래 재정적자 감축 계획을 내놨다.

이날 회의에선 빅토르 콘스탄치오 포르투갈 중앙은행 총재를 오는 5월31일 임기 만료되는 루카스 파파데모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의 후임으로 지명했다.

콘스탄치오 총재의 ECB 부총재 임명은 16일 EU 재무장관회의(경제ㆍ재무이사회.ECOFIN)의 동의와 내달 25일 정례 EU 정상회의의 비준을 거쳐야 한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