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복귀는 기약이 없고 필 미켈슨의 샷은 아직 달궈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데이비드 듀발(미국)이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흥행 부진에 고심하고 있는 PGA 투어가 10년 전 세계랭킹 1위 듀발의 성적에 주목하고 있다.

듀발은 28세였던 1997년 투어챔피언십을 포함해 3승을 거두며 혜성처럼 등장했고 1998년과 1999년에도 4승을 올리며 세계랭킹 1위에 등극, PGA 투어에서 우즈와 양강 체제를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였다.

2001년에도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짧은 기간 PGA 투어에서 13승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누렸던 듀발은 이후 우승은커녕 컷 탈락을 밥 먹듯이 하며 한때 세계랭킹이 882위까지 떨어졌다.

잔 부상과 결혼 문제로 힘든 시기를 보내기는 했지만 세계랭킹 1인자였던 듀발의 급작스러운 몰락은 팬들을 실망시켰고 어느덧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다.

올 시즌 투어 카드를 얻지 못해 스폰서 초청으로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듀발은 15일 끝난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며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1타가 모자라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가지는 못했지만 나흘간 60대 타수를 적어내는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며 올 시즌 남은 대회에서도 기대를 걸게 했다.

듀발이 72홀 경기에서 나흘 연속 60대 타수를 친 것은 2001년 뷰익 챌린지 대회 9년만이다.

하지만 듀발은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

듀발은 작년 US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르며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지만 이후 9개 대회에서 단 한차례만 컷을 통과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냈다.

듀발은 PGA 투어와 인터뷰에서 "나는 한동안 세계 정상에 있었고 더 많은 우승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팬들의 성원에 감사하고 홀마다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만 갖고 있다"며 큰 욕심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