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홉킨스대 "졸업생 중 제프리 손 없다"

SAT(미국 수학능력시험) 문제 유출 의혹을 받으며 컬럼비아대 박사로 최종 학력을 부풀린 것으로 드러난 강남 SAT 학원계의 스타 강사 제프리 손(39)씨가 학부를 졸업한 대학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남 SAT 학원 관계자와 제프리 손에게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제프리 손이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학부를 마쳤다고 주장해 왔으나 확인 결과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아이비리그 8개 대학에 버금가는 연구 중심의 명문 사립대학인 존스홉킨스대는 제프리 손의 실명인 `ㅅㅎㅇ' 또는 그와 유사한 이름도 졸업생 명단에서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존스홉킨스대 홍보담당 책임자(Executive Director, Communications & Public Affairs) 데니스 오쉬아는 12일 연합뉴스의 이메일 질의에 "존스홉킨스의 졸업생 명단을 조회한 결과 제프리나 `ㅅㅎㅇ'이라는 이름뿐만 아니라 그와 유사한 이름도 찾을 수 없었다(We are unable to find a graduate of Johns Hopkins with the name Jeffrey or Hong-ik Son (or Sohn) or with a name closely approximating those names)"고 밝혔다.

현재 제프리 손이 소속된 R어학원은 교육청에 제프리 손의 학력을 국내 K대 석사로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R어학원 관계자는 "제프리 손은 학부 졸업장도 제출하지 않아 어느 대학 출신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며 "워낙 유명한 강사라 존스홉킨스 학부 졸업에 컬럼비아대 박사과정이라는 말을 그대로 믿었다"고 말했다.

K대에 확인한 결과 제프리 손은 이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지역학 일본전공 석사 학위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앞서 제프리 손은 2008년 9월 한 유학원이 마련한 유학설명회의 홍보전단에 컬럼비아대 국제정치학 박사라고 소개한 것과 달리 컬럼비아대 평생교육원(School of Continuing Education)에 등록된 것으로 11일 드러났다.

컬럼비아대 로버트 혼스비 대변인(Director of Media Relations)은 "학적부에 따르면 `ㅅㅎㅇ'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평생교육원에 등록돼 있으며 평생교육원에는 박사학위 과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제프리 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본래 컬럼비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려고 했지만, 경쟁률이 높아 석사과정에 등록했다"며 "국제정치학박사라는 표현은 유학설명회의 전단을 만든 담당자가 실수를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2005년부터 컬럼비아대 국제행정대학원(SIPA·School of International and Public Affairs)의 국제관계 석사과정(MIA·Master of International Affairs)을 듣고 있으며, 평생교육원에는 복수학위 과정을 신청해 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합뉴스가 SIPA 재학생의 협조로 SIPA 홈페이지에 로그인해 학생명부를 조회한 결과 `ㅅㅎㅇ'이라는 학생은 등록돼 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제프리 손은 "수업을 듣던 중 개인적인 사정으로 SIPA 학장에게 부탁해 등록을 보류해 둔 상태라 SIPA의 학생명부에서는 검색이 안 되고 평생교육원 학생으로만 등록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12일 연합뉴스는 존스홉킨스대학이 졸업자 명단에서 제프리 손을 찾을 수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제프리 손의 해명을 듣고자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제프리 손은 미국 수학능력시험인 SAT(Scholastic Apititude Test) 작문 분야에서 '탁월한 문제 찍기' 능력을 과시하며 1천~2천명의 학생을 몰고 다녔고 지난해 20억원 이상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리 손이 소속된 R어학원 측은 작년 12월 그가 재계약을 거부하자 경기도의 한 별장으로 납치하고 흉기로 협박해 재계약을 강요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