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증권사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의 주된 업무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의 수수료가 치열한 인하경쟁속에 지속적으로 하락, 회사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부국증권키움증권은 상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 중이고, 한화증권과 KB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를 인수해 덩치를 키운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부국·키움證, 상호저축은행에 관심

부국증권은 10일 수익원 다변화를 위한 업무영역 확대를 위해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자로서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저축은행 인수를 포함한 광범위한 업무영역 확대를 추진 중이란 설명이다.

부국증권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재무구조가 건실한 부국증권이 너무 축소 경영을 했다"며 "이제는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시장에 맞춰 외형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부국증권은 현재 자산운용사로는 유리자산운용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저축은행 인수를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부국증권은 컨소시엄 형태가 아닌 단독으로 인수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경기도를 포함한 지방소재 중소형 상호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실사에 들어간 상태다.

인수 예상금액은 약 500억~600억원이며, 이르면 3월말 이전에 인수대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반기말 기준 부국증권의 현금 및 예치금은 1900억원을 넘는다. 부국증권은 지난해에도 푸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다 포기한 바 있다.

키움증권도 자산운용과 저축은행업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성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가장 최근에 추진 중인 내용은 저축은행업 진출이다.

현행 감독규정에 따르면 증권사의 신용공여액은 자기자본의 규모를 넘어설 수 없다. 이 때문에 키움증권이 저축은행 인수 등으로 자기자본 규모를 키운 뒤, 신용공여액을 증가시켜 점유율의 확대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푸른2상호저축은행 인수를 시도했으나 인수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이 결렬됐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푸른2상호저축은행 이후 마땅한 인수대상을 찾지 못한 상태지만, 상호저축은행이나 자산운용사 인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KB證, 증권사 인수 추진

한화증권과 KB투자증권은 동종업체인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증권은 자산관리, KB투자증권은 영업망 확대가 주 목적이다.

한화증권은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유력한 후보였던 KB금융지주가 인수전 불참을 선언하면서 한화증권의 푸르덴셜 인수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마감된 푸르덴셜투자증권 매각 본입찰에는 한화증권, 맥쿼리, 씨티벤처캐피털(CVC),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한화증권과 맥쿼리 중 하나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한화증권은 위탁매매 위주의 증권사이기 때문에, 푸르덴셜투자증권의 인수는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달 중순까지는 인수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수를 포기한 KB투자증권은 기본적으로 증권사를 인수한다는 기본원칙은 갖고 가겠다는 입장이다. KB투자증권이 푸르덴셜 인수의사를 밝힌 가장 큰 이유가 리테일(retail) 영업망 확충이었던 만큼 탄탄한 리테일망을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가 매물로 나오면 가치를 판단해 인수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브로커리지 영업이 한계에 이르자 대형화를 꾀함으로써 살아남겠다는 전략을 편 것으로 보인다"며 "상호저축은행 인수는 비즈니스 다양화를 통한 수익 다각화, 증권사 인수는 자기자본 규모 확대를 통한 수익성 증대가 목적"이라고 풀이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극심한 경쟁으로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증권사들이 다른 수익원 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것이 최근 M&A추진의 배경이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