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이익 거의 없다" 투기 논란 해명..김해시 "도시계획시설 용도에 맞도록 개발"

태광실업 박연차 전 회장의 소유인 경남 김해시 외동 시외버스터미널 부지(3만7천여㎡)의 신세계 매각을 둘러싼 투기 논란에 대해 박 회장 측은 9일 "어려운 경제환경에서 구조조정 1순위인 불용 자산을 매각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회장의 부동산 관리를 맡고 있는 태광실업 문기봉 고문은 이날 김해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체 터의 절반만 박 회장 소유이며 실제 매도금액은 449억7천만원으로 세금과 그동안의 이자 등을 감안하면 순수익은 65억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시세차익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당초 시와 협의한대로 터미널부지내 화물주차장을 인근 풍류동 일원으로 이전시켜 주기 위해 현재 용역을 의뢰한 상태"라며 "화물주차장 건립에 60여억원이 소요되는 만큼 사실상 부동산 매각 이익은 거의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터의 소유권을 확보할 신세계가 현대식 시외터미널을 건축하는 것으로 합의하고 계약했다"며 "앞으로 시와 신세계가 구체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5년 자동차 정류장 용도로 지정된 이 부지는 한국토지공사가 박 전 회장에게 매도했으나 터미널과 화물연대사무실 등의 건물이 철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유권을 가져가지 않자 토공이 김해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김해시가 패소하면서 철거 위기에 몰렸다.

박 회장측은 시와 터미널 부지내 시내버스 계류장은 오는 12월27일까지, 화물주차장은 6월30일까지 각각 명도하고 타 부지로 이전키로 했으며 이전부지에 대해서는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문 고문은 덧붙였다.

그는 "기업이익을 위해 개발을 추진하면 특혜 시비 논란이 있겠지만 그대로 두면 불용자산이 돼 엄청난 금융비용과 지속적인 세간의 이목에 시달릴 것"이라며 매각배경에 대한 의혹을 거듭 해명했다.

이 터가 도시계획법상 자동차 정류장 용도로 지정된 상황에서 유통업체인 신세계에 매각된 배경에 대해서는 "강남터미널 등 전국적으로 부지 용도에 부합하면서 개발이 이뤄진 곳이 많아 신세계측에서 향후 시와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 문 고문은 덧붙였다.

그는 전체 부지 7만4천300㎡ 중 안모 씨 소유로 된 나머지 절반 터에 대한 개발방향에 대해서는 "우리가 관여할 상황이 아니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이 같은 박 회장 측의 해명에 대해 시는 "당초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대로 추진방향을 잡고 있으며 매각이 완료된 뒤 사업계획서가 제출되면 충분한 타당성 검토를 통해 도시계획시설을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측은 지난해 12월 이 부지에 대한 토지공사측의 명도소송이 끝난 뒤 명의를 이전받은 뒤 곧바로 유통업체인 신세계에 매각을 추진해 부동산 투기 논란을 초래했다.

한편 이 터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없이는 대형 유통점 등 복합상가 건축이 불가능해 앞으로 부지 소유권자와 김해시간 사업개발 방향에 따라 특혜성 논란이 예상된다.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choi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