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7일 "글로벌 변화를 보면서 해외 진출 전략과 미국 뉴욕 증시 상장 등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볼커 룰'(오바마정부의 은행규제안)이 입법화하면 산업은행처럼 수신기반과 투자은행(IB)업무를 같이 하는 모델은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국내 상장과 미국 상장을 통해 민영화하는 플랜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불커룰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해외진출과 민영화 등의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민 회장과 일문일답.
--금호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 문제는.
▲금호 오너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은 2천500억 원어치에 불과하나 그나마도 2천억 원 이상이 담보로 잡혀 있다.

오너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은 경영권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를 채권단에 넘기지 않으면 그룹을 컨트롤할 방법이 없다.

금호 오너 일가는 보유 계열사 주식 처분 위임권까지 채권단에 넘겨야 한다.

이번 주말까지 넘기라고 통보했으나 일부 대주주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왜 아직 주식을 채권단에 넘기지 않았나.

▲박삼구 회장은 동의하지만, 오너 일가 내부에서 의견 조율이 되지 않고 내부 소통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 대주주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는.
▲상당한 모럴해저드가 있다고 본다.

기업 살리기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채권단은 손실을 보면서까지 구조조정을 추진한다고 하고 있는 상황인데 채권자보다 후순위인 주주들이 책임 이행을 하지 않고 손해규모를 계산해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너가 오히려 채권단을 설득해야 하는데 입장이 거꾸로 됐다.

--오너 일가가 보유 주식을 내놓지 않으면.
▲주채권은행 입장으로서는 실망스럽다.

데드라인인 주말을 넘겼으므로 워크아웃과 자율협약, 신규자금 지원 합의, 이행각서(MOU) 상 경영권 보장 등을 모두 철회하겠다.

협력하지 않는 계열주에 대해서는 주채권은행도 약속을 지킬 수 없다.

모든 약속을 없었던 것으로 하고 8일 채권단회의를 통해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를 진행시킬 것이다.

--자율협약 대상 기업은.
▲금호석유화학은 자율협약을 통해 살려보자는 의미로 워크아웃에서 빼준 것이다.

채권단은 대주주 책임 이행을 조건으로 1년간 채무만기를 연장해줬으므로 대주주는 반드시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

자율협약을 추진하는 기업의 경우 채권단이 회사와 MOU를 맺고 3년간 경영권을 주는 것이다.

주식처분동의권을 넘기지 않는다면 3년간 경영권을 보장한다는 것도 없어지는 것이다.

--금호산업 등에 미치는 영향은.
▲대주주가 책임을 이행하지 않으면 신규 자금을 집행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회사는 공장가동이 중단되고 협력업체들도 부도를 맞게 된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뿐 아니라 금호석유화학도 신규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

이번 주말까지 내놓으라고 했다.

신규 자금은 설 전까지는 집행돼야 한다.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와 협상은.
▲기존채권자들은 이자에 대해서는 보장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재무적 투자자들의 경우 원금은 기존채권자와 똑같이 1대1로 보고 일부 상환, 일부 출자전환을 추진키로 했으며 이자에 대해서는 1.7(이자)대 1(기존채권자)로 대우를 해주겠다고 했다.

산업은행은 또 나중에 사모주식펀드(PEF)를 통해 대우건설을 인수한 후 이익이 나면 돌려주기로 했다.

17개 재무적 투자자 중에서 2~3곳만 아직 합의하지 않았다.

만장일치로 합의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로 가야 한다.

시간은 좀 더 걸릴 것이다.

기업어음(CP)이나 공모채권 등을 보유한 비협약채권자들은 나중에 플랜을 만들어 출자전환 등을 협의할 것이다
--금호 정상화 계획은.
▲이달 말까지 큰 그림을 마련하고 3월 말까지 세부 방안을 확정하겠다.

--대한통운 매각 여부는.
▲대한통운은 당장 처분해봐야 대우건설과 아시아하나항공으로만 자금이 유입될 뿐 금호산업으로까지는 돈이 가지도 않는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매각 여부를)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앞으로 금호 구조조정과 관련 채권단 합의와 출자전환 등을 전반적으로 지켜보고 결정할 일이다.

--태국 시암시티은행 인수는 왜 철회했나.

▲미국 볼커룰의 의미는 상업은행 기반으로 투자은행을 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볼커룰이 어떤 형태로든 입법화하면 산업은행처럼 수신기반과 투자은행(IB)업무를 같이 하는 모델은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내 상장과 미국 상장을 통해 민영화하는 플랜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이 태국 시암시티은행을 인수한 뒤 볼커룰이 입법화하면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딜 자체가 2조 원짜리여서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또 태국 정부가 요구한 조건도 우리가 받아들이기에 심각한 위험이 있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해외 진출 전략과 민영화 전략은.
▲볼커룰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방법이 달라질 것이다.

미국의 기업투자은행(CIB)이나 유럽의 유니버설뱅크 등의 글로벌 변화를 보고 우리 나름대로 판단해야 한다.

해외 진출 전략은 몇 달 간 지켜보고 결정해야 하며 뉴욕 증시 상장과 글로벌 모델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

--금호생명 인수와 그룹 성장 계획은.
▲금호생명은 엄청난 구조조정과 자산건전화를 거쳐 경쟁력 있는 보험사로 거듭나도록 만들어 그룹 계열로 편입시킬 것이다.

또 은행과 보험, 자산운용, 증권 등의 그룹의 방향과 민영화 방법은 정부와 국제 금융시장 영향을 지켜보면서 맞춰나가겠다.

--개인금융 추진 계획은.
▲구안숙 부행장을 영입해 금융지주 프라이빗뱅킹(PB) 영업 헤드를 맡겼다.

개인금융에 대해서는 한 달 내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