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로 신축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혜택이 종료됨에 따라 아파트 신규분양 시장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민간 아파트를 분양받아야 하는 청약 예 · 부금 가입자들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보금자리주택(공공주택) 공급에 따른 민간 주택공급 위축에 이어 양도세 감면 혜택마저 사라질 경우 당분간 민간주택 공급이 크게 줄어 청약할 만한 아파트의 선택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서울의 경우 주택수요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신규분양 시장 위축세가 더욱 심할 가능성이 크다.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가 대부분 재건축 · 재개발을 통해 공급되다 보니 대부분 물량이 조합원 몫으로 돌아가 일반분양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집마련 기회가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물량 자체는 다소 줄었지만,지하철 역세권이나 뉴타운 주변 등 양호한 입지여건을 갖춘 아파트가 공급채비를 하고 있어서,잘 고르면 내집마련과 재산 불리기 등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2월 서울 공급 3930채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월 중 서울에서 공급될 신규 아파트는 모두 3930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형별로는 재개발 · 재건축 조합원분이 2694채로 가장 많고 임대주택이 628채다. 내집마련 수요자들이 청약할 수 있는 일반분양 물량은 608채로 상대적으로 적다.

우선 대우건설이 2월 중순께 동작구 흑석뉴타운 4구역에서 총 836채 규모의 재개발 아파트인 '흑석 한강 푸르지오'를 선보인다. 조합원분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은 210채로 일부 세대에서는 한강조망이 가능하다. 지하 5층에 지상 최대 19층으로 지어지며 총 14개동이 들어선다. 지난해 개통된 지하철 9호선 흑석역을 이용해 강남권과 여의도,강서권 등으로 진출입이 쉽다. 흑석시장,중앙대학교 병원 등이 가깝고 흑석초,은로초,강남초,동양중,중앙대부속중 등 교육시설이 풍부하다.

동작구 상도동에서는 현대엠코가 2월 중 1559채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인 '상도동 엠코타운'을 공급한다. 지하 3층에 지상 10~18층 규모 22개동으로 건립된다. 조합원분이 1270채이며 일반분양분은 289채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이 강동구 둔촌동 610 일대 진흥아파트를 재건축한 '둔촌 푸르지오'도 2월에 분양될 예정이다. 모두 881채 규모로 조합원분을 제외한 104채가 일반분양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시공 후분양 아파트여서 3월에 입주가 가능하다. 둔촌동 일대에서 7년여 만에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인 데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수요자들로부터 관심을 끌 전망이다. 지하철 5호선 길동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고 보훈병원 등 생활편의시설과 일자산 자연공원 등 녹지가 많아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중소형 아파트 노려볼 만

서울권에서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가 얼마나 공급되는지도 관심거리다. 뉴타운이나 재개발 · 재건축의 이주수요 등에 따른 서울 일부지역의 전셋값 불안,공급부족 등으로 갈수록 희소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서울권에서 공급될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갈수록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큰 만큼 청약 예 · 부금 가입자라면 이들 물량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에서 공급될 민간 아파트 가운데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14곳에서 1279채가 공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물량은 서울 거주자를 기준으로 청약예금 300만원,600만원짜리 통장을 갖고 있거나 청약부금에 가입한 수요자들이 1순위로 신청할 수 있다.

2월 분양 아파트 중에서는 동작구 흑석4구역 '흑석 한강 푸르지오'에서 공급면적 77㎡ 26채,108~109㎡ 101채의 중소형 주택이 각각 일반분양된다. 강동구 둔촌동 '둔촌 푸르지오'에서도 83㎡ 13채,110㎡ 64채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3월 중 금천구 독산동 삼승아파트를 재건축하는 '한양수자인'의 경우 총 246채가 공급될 예정으로 중소형 아파트 89~108㎡ 38채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잡혀 있다.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이 차로 5분 거리이며 금천세무서,문성초,한울중 등 교육시설이 가깝다.

또 성동구 금호17구역을 재개발해 3월에 선보일 '금호자이 1차'에서도 83㎡ 15채,110㎡ 4채의 중소형 아파트가 선보일 예정이다. 지하철 5호선 신금호역까지 도보로 5분이면 갈 수 있는 역세권 아파트다. 동양건설산업이 용산구 한남동에서 3월 중 선보일 42채짜리 재건축 아파트에서도 중소형 아파트 7채가 일반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4월 분양예정 아파트 가운데 중소형 아파트가 일반분양되는 곳은 △서초구 반포동 반포미주아파트를 재건축한 '힐스테이트' △대림산업 · GS건설 · 삼성물산 · 현대산업개발이 공동으로 시공을 맡은 왕십리뉴타운 2구역 △서대문구 홍은동에서 반석종합건설이 공급하는 아파트 등이 꼽힌다.

◆위례신도시 2월 말 사전예약 공고

청약저축 가입자들이 서울권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곳으로는 단연 위례신도시가 꼽힌다.

국토부는 다음 달 말께 위례신도시 내 보금자리주택 2400채에 대한 사전예약 입주자모집 공고를 낸 뒤 3월 중순까지 생애첫주택,신혼부부 등 공급유형별로 순차적으로 예약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유형별 공급물량은 설 이후에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은 행정구역상 모두 서울에 있는 물량이지만 절반인 1200채만 서울거주자들에게 공급된다.

현행 지역우선공급제도 상으로는 공급물량 전체가 서울거주자에게 우선공급되겠지만 새로 바뀌는 비율에 따라 위례신도시부터 지역우선공급분이 절반으로 줄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우선공급제도가 적용되지 않는 3자녀 · 기관추천 등 일부 특별공급분을 제외하면 실제 청약대상 물량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나머지 50%에는 수도권(서울 · 인천 · 경기) 거주자가 모두 청약할 수 있다. 분양가는 보금자리시범지구인 강남세곡,서초우면지구보다 약간 비싼 3.3㎡당 1100만~1200만원 선으로 추정된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