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금요일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주중에 간신히 버텨 오던 코스피지수가 금요일만 되면 맥없이 무너지는 장세가 3주째 되풀이되고 있어서다.

'금요일 조정'은 지난달 22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달 중순 1700선을 회복했던 코스피지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강력한 금융규제 계획을 내놓은 충격으로 22일 37.66포인트(2.19%) 급락한 1684.35로 추락했다. 1주일 후인 29일에는 미 금융규제에 중국의 긴축정책까지 더한 이른바 'G2' 리스크에다 정보기술(IT)주 급락으로 40.00포인트(2.44%) 떨어지며 1602까지 밀렸다. 급기야 5일에는 남유럽 4개국의 재정위기 촉발로 49.30포인트(3.05%)나 떨어져 금요일마다 주가가 급락하는 새로운 공식이 만들어졌다.

역시 금요일이던 지난해 11월27일에도 두바이 파산 위기라는 돌발 변수가 등장해 지수가 연중 최대폭인 75.02포인트(4.69%) 떨어지기도 했다. 증시 분석가들은 "불확실성이 큰 조정장에선 주말을 앞두고 주식을 정리하려는 심리가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엔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에 빗댄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말이 생겼다. 원래 미 증시에서 '블랙 프라이데이'는 긍정적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매년 11월 넷째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 날부터 소비가 급증해 적자(레드)기업이 흑자(블랙)로 돌아서는 것을 뜻한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