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독주택(420만채)의 공시가격(과표기준)을 매기는데 기준이 될 '표준 단독주택(19만여채)'에 대한 올해 공시가격이 작년보다 평균 1.74% 오른 것으로 28일 고시됐다.

표준 단독주택 가격이 첫 고시된 2006년 이후 지난해(-1.98%)를 제외하면 매년 4~6% 안팎 올랐던 데 비해 상승폭이 작은 편이다. 이에 따라 지방권이나 중 · 저가주택을 포함한 대부분 주택의 재산세 등 올해 보유세 부담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역별로는 서울 등 수도권,가격대별로는 6억원 초과 고가주택 공시가격은 상대적으로 더 올라 보유세 부담도 그만큼 늘어날 전망이다.

수도권 · 고가주택 많이 올라

지역별로는 서울 인천 등 수도권 단독주택이 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이 3.72%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송도 · 청라 · 영종 등 경제자유구역 개발과 인천 지하철 2호선 착공,인천대교 개통 등 개발 호재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은 3.4%,경기도는 1.61% 각각 상승했다. 반면 지방권은 대부분 1% 미만 상승에 그쳤다. 전북(-0.42%)과 제주(-0.13%)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했다.

시 · 군 · 구별로는 인천 남구가 4.7%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인천 계양구(4.69%) 서울 용산구(4.52%) 인천 동구(4.5%) 서울 성동구(4.46%) 경기 하남(4.14%) 등의 순이었다. 강남(3.9%) 서초(3.91%) 송파(3.99%) 등도 비교적 많이 올랐다. 세종시가 들어설 충남 연기(-0.8%) 공주(-0.32%) 지역은 하락했다.

가격대별로는 저가 서민주택에 비해 고가주택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종부세 부과대상인 9억원 초과주택이 3.44%,6억~9억원 이하 주택은 3.22% 상승했다.

표준 주택 가운데 최고가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단독주택(대지 1223㎡,연면적 263㎡)으로 조사됐다. 올해 공시가격이 37억3000만원으로 작년(35억9000만원)보다 3.89% 올랐다. 반면 최저가는 전남 영광군 낙원면의 단독주택(대지 99㎡,연면적 26.3㎡)으로 공시가격이 68만8000원으로 매겨졌다.


세부담 변화는 미미할 듯

올해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소폭 상승하면서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부과되는 주택 보유세 부담도 일부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상승폭이 작고,세금 부과 기준도 지난해와 달라진 게 거의 없어 체감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산세는 공시가격의 60%,종부세는 80%를 기준으로 세금이 매겨진다. 특히 정부가 주택가격 변동이 크지 않을 경우 현행 과표(공정시장가액 비율)를 유지할 방침이어서 공시가격이 오른 곳은 세금이 늘고,내린 곳은 세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2005년부터 시행된 세부담 상한제 때문에 그동안 부과되지 않은 일부 세금이 올해 반영될 경우 공시가격 상승률보다 세부담이 커지는 경우도 있다. 올해 주택 세부담 상한선은 3억원 미만이 5%,3억~6억원 미만은 10%,6억원 초과는 30%다. 주택분 재산세는 지자체별로 6월에 한 번 부과되거나 6월과 9월에 나눠 부과된다. 종부세는 12월에 부과된다.

서울 용산구 보광동 단독주택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이 6억9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4.51% 오르면서 재산세(교육 · 농특세 포함)로 124만5000원을 내야 한다. 작년(115만9000원)보다 7.4% 정도 세부담이 늘어난다. 반면 세종시 인근인 충남 연기군 조치원 번암리의 단독주택은 공시가격이 작년 1억2800만원에서 올해 1억2700만원으로 떨어져,재산세 부담도 작년(10만2000원)보다 1%정도 줄어든 10만100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세부담 상한선을 고려하지 않은 액수여서 실제 납부세액은 달라질 수 있다.

이번에 공시된 표준 단독주택 가격은 29일부터 3월2일까지 국토해양부 홈페이지(www.mltm.go.kr)나 주택소재 시 · 군 · 구청 민원실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이의가 있는 주택 소유자나 이해 관계인은 3월2일까지 시 · 군 · 구나 국토부에 서면으로 이의신청을 하면 된다. 이의신청 대상주택은 재조사를 거쳐 3월19일에 조정공시를 하게 된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