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은 연초가 되면 '올해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한다. 물론 실제는 그 각오대로 되지 않는 수가 더 많다.

쇼트게임 교습전문가 데이브 펠츠는 골퍼들이 한 라운드에서 실수를 연달아 할 경우 십중팔구 '3연속'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요컨대 한 번 실수를 하면 두 번,세 번까지 잇따라 실수한다는 것이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

"골퍼들은 한 번 실수를 하면 당황한 나머지 집중하지 못해 다음 샷도 실수할 확률이 높다. 두 번 실수를 하면 그 다음에는 서둘러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하고,그러다 보면 세 번째 샷마저 실수한다. "

이 같은 논리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메이저 챔프' 양용은(38)도 올해 이 같은 상황을 연출했다. 미국PGA투어 SBS챔피언십 2라운드 때 18번홀(파5) 그린 근처 워터해저드 내 러프에서 샷(세 번째)을 시도하다가 헛스윙을 했다. 생각을 바꿔 해저드 처리(1벌타 후 드롭)를 하고 친 다섯 번째 샷을 홀 옆 2m 지점에 떨군 것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첫 퍼트는 홀을 70㎝나 빗나갔고,두 번째 짧은 퍼트마저 서둘러 하는 바람에 홀을 외면해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양용은은 또 그 다음 주 소니오픈 첫날 15~17번홀을 '더블보기-보기-보기'로,마지막날 7~9번홀을 '보기-보기-보기'로 채워넣기도 했다.

펠츠는 "실수 다음 샷은 완벽한 샷을 노리지 말고 안전한 샷을 구사하는 것이 또 다른 실수를 막는 원칙"이라고 강조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