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 오기(誤記)를 고백하며 스스로 우승컵을 반납한 한 골프선수가 5년 후 우승컵보다 소중한 '양심의 상'을 받았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25일(한국시간) 애덤 반 하우텐이라는 골프선수가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에서 선정한 '10년래 최고 스포츠맨십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반 하우텐은 미국 오하이오주 마운트 길리어드고등학교에 다니던 2005년 주 고등학교골프챔피언십대회에서 2위를 7타차로 따돌리고 1위로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반 하우텐은 스코어 카드를 제출한 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스쳤다. 10번홀 스코어가 6타인데도 5타로 한 타 적게 적어낸 것을 뒤늦게 발견한 것이다. 그는 지체없이 그 사실을 주최 측에 신고했고,스코어를 낮춰 적은 스코어카드에 사인한 뒤였기 때문에 '스코어 오기'로 실격됐다.

반 하우텐은 당시 우승컵을 놓쳤지만 그로부터 5년 후 SI가 선정한 최고 스포츠맨십상을 타면서 아쉬움을 달랠 수 있게 됐다. 반 하우텐은 현재 워싱턴 인근 조지메이슨대 2학년생으로 골프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반 하우텐처럼 '양심의 승리'는 심심치 않게 보고된다. 지난주 미국PGA투어 소니오픈 우승자인 라이언 파머는 2008년 긴쉬메르클래식 최종일 10번홀에서 어드레스 후 볼이 움직였다고 자진 신고,1벌타를 받았지만 결국 1타차로 우승컵을 안았다. 그해 미PGA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에서는 J P 헤이스가 비공인구를 사용했다며 스스로 실격을 감수했다. 헤이스는 그 결과 지난해 투어카드를 놓쳤으나 2009년 말 재응시해 합격증을 받아들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