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 코치가 떴다] (1) "전세금 2억+대출 1억5천…사당동 '우성' 82㎡ 괜찮겠네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청구아파트에 전세(보증금 2억원,26평형)로 사는 김가영씨(30) 부부는 올 들어 내집마련을 계획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전세계약이 남아있지만 요즘 치솟는 강남 전셋값을 보면 불안해져서다.

결혼 3년차인 김씨 부부는 청약과 관련해선 정부 혜택을 못받는 전형적인 '대기업' 맞벌이 부부다. A면세점(서울 중구)에 근무하는 김씨와 외국계 기업(강남구 역삼동)에서 일하는 남편의 연봉을 합쳐서 세전 9000만원 정도로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을 넘는다. 때문에 보금자리주택과 신혼부부특별공급 청약 기회도 없고,아직 자녀가 없어 일반청약의 신혼부부 특별공급도 당첨 확률이 낮다.

◆1차 컨설팅

김씨 부부를 돕기 위해 동작구 사당2동 이수역 근처에서 한경 선정 베스트공인중개사로 활동하는 이재부동산 김흥식 대표(592-7711)와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PB팀장이 '내집마련 코치'로 나섰다.

이들 전문가들은 김씨 부부를 만나 상담을 벌인 결과,일단 청약을 통한 내집마련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청약저축통장이 없는 데다 들어 놓은 청약예금(300만원짜리)은 가점이 낮아 당첨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박 팀장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웬만한 지역은 청약가점이 40점은 넘어야 당첨을 기대할 수 있다"며 "27점에 불과한 현재 점수로는 수도권 당첨 확률이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또 "포기하지 말고 청약예금 금액을 3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높여 틈새를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300만원짜리 청약예금은 전용면적 85㎡ 이하로 청약이 제한돼 있지만 600만원짜리 통장은 102㎡까지 청약할 수 있어 청약 범위가 중대형으로 넓어지기 때문이다.

김씨 부부는 신혼 초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 돈을 빌리는 바람에 현재 조달 가능 자금은 전세 보증금 2억원뿐.1억5000만원 정도를 더 대출받아 총 3억5000만원 정도의 자금으로 경매물건을 잡는 것도 추천받았다.

그럼 어디가 좋을까? 내집마련 코치들은 첫 번째로 7호선 이수역 근처 극동,대림,우성 아파트(사당2동)를 꼽았다. 출퇴근에 문제가 없고 학군도 좋은 편이다. 다음으로 성동구의 행당,금호,왕십리 등을 추천했다. 왕십리는 이미지가 좋진 않지만 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되고 2,5호선 및 국철까지 연결되는 사통팔달 지역이다. 현재는 저평가돼 있지만 지하철로 명동까지 여섯 정거장이면 갈 수 있을 정도로 도심 접근성이 좋다.

◆현장방문 사당동 vs 행당동

김씨 부부는 지난 16일 사당동과 행당동을 각각 둘러봤다. 김흥식 베스트공인중개사는 "3억5000만원으로 입주 가능한 평형은 20평형대"라며 "30평형대는 급매도 4억원이 넘어 힘들것 같다"고 말했다.

추천 아파트는 3억5000만원 선인 우성 72㎡(22평 · 11층),82㎡(25평 · 1층)와 극동 82㎡(25평 · 4억2000만원) 등이다. 이 중에서도 1층이지만 지대가 높고,베란다 앞마당이 펜스로 둘러싸인 25평을 둘러봤다.

김흥식 공인중개사는 "여기는 대단지(4775세대)에 다양한 평형이 있고,학군도 자율형사립고로 지정된 경문고와 삼일초,동작중이 있다"며 "2012년 테헤란로와 이어지는 터널이 뚫리면 강남과 바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행당역 주변을 돌아다녔다. 가격대는 사당동과 비슷했다. 20평형대가 3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1층 저층의 경우 3억2000만원까지도 나와 있다. 이정심 열린공인 대표는 "지하철 역에서 가까운 대림아파트나 한진타운이 괜찮다"며 "풍림아이원은 역에서 거리가 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근 무학여고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고,왕십리역이 가깝다"고 강조했다.

두 지역을 둘러본 김씨는 "주거환경을 따져볼 때 우리 부부한테는 행당동보다는 사당동이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씀씀이를 줄이고 내집마련 코치들의 상담을 꾸준히 받아 빨리 내집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