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내 나이 60이 되는 해다. 내 인생의 반,30년을 홍익정신을 알리기 위해 지구촌 곳곳을 내 집 드나들 듯 돌아다녔다. 아쉬움 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마는,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자족감이 있다. 이룬 것 또한 적지 않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그동안 내가 일궈 놓은 모든 사업을 제자들에게 물려줬고,홍익활동을 위해 꼭 필요한 일들은 비영리법인으로 만들었다. 이제는 주인공이 된 제자들 뒤에서 아낌없이 도우려 한다. 생명은 끝없이 흐르는 것이며,인생 또한 마찬가지다. 머물려고 하는 순간 집착하게 되고,집착은 부질없는 욕심을 부른다. 나도 지금까지 이루어놓은 것에 연연해 하지 않고 생명의 꿈을 따라,나의 꿈을 따라 내일을 살아가려 한다.

남들은 60이 되면 어떤 삶을 꿈꿀까. 내 아버지는 60이 되시기 전에 평생 몸담았던 교직을 떠나 한학과 풍수를 연구하시며 많은 이들에게 당신의 지혜를 나눠주고 계신다. 내 주위에는 노년에도 인생에 대한 꿈과 열정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을 뵐 때마다 멋지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

내게도 60 이후의 꿈이 있다. 하나는 컨설턴트로서의 삶이요,다른 하나는 장생연구가로서의 삶이다. 뇌교육자로서,선도문화 연구가로서,성공한 기업인으로서 그동안 쌓아온 전문경험과 지식을 컨설팅을 통해 다른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특히 홍익하는 삶을 통해 성공하기를 바라는 젊은이들과 기업에 도움이 되고 싶다.

나는 어려서부터 내 몸과 놀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10대 후반에는 태권도와 합기도를 통해 스스로와 하나 되는 법을 배우고 패기를 길렀다. 30대에는 내 몸과 놀면서 단학을 만들었고,40대 후반에 들어서는 뇌교육 체계를 정립했다. 이제 60대에 들어서,내 몸과 다시 한번 놀면서 장생의 철학과 방법을 연구하고 인생의 완성을 바라는 노년들을 도우려 한다.

요즘 부쩍 가족 생각을 많이 한다. 나는 그렇게 좋은 가장은 아니었다. 지난 30년 동안 쉼 없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느라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아내와 두 아들이 지금은 나의 꿈을 함께 나누는 동지가 되었지만,그들에게는 늘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지난 연말에 가족과 함께 가까운 섬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첫날과 이튿날은 밀린 얘기들을 나누며 재미있게 지냈는데,사흘째부터는 약간 부담스럽고 어색했다. 가족과 긴 시간을 같이 지낸 적이 거의 없는 탓이다. 지난 30년은 제자들과 함께 보냈는데,이제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인생은 정해진 틀을 살아내는 것이 아니다. 기성품의 형태로 존재하는 인생이 어디에 따로 있어서 그것을 발견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인생은 자신의 꿈을 따라 자기만의 것으로 발명하는 것이다. 60세 이후의 내 인생을 새롭게 발명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한없이 설렌다.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 총장 ilchi@ilch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