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구호단체에는 억대 기부행렬

"가장 필요한 것은 식수와 텐트"

최악의 지진 참사를 겪은 아이티를 도우려는 온정의 손길이 국내 시민사회단체와 비정부기구(NGO)에 쇄도하고 있다.

이들 단체가 주도하는 모금활동에 이미 약 7만명이 동참했고 누리꾼 등의 지원 열기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어 아이티 참사 구호 참여자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일부 구호단체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모았으며, 구호팀을 현지에 파견해 구호 활동을 시작한 단체도 있다.

◇모금액 `쑥쑥'…구호팀 속속 급파 =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는 18일 정오를 기준으로 모금 현황을 집계한 결과 5억4천700여만원의 성금이 답지했다고 밝혔다.

현금으로 3억6천700만원이 들어왔고, 물품은 코오롱그룹이 기부한 7~8인용 텐트 150동을 포함해 1억 8천만원 상당을 지원받았다.

기부자는 개인과 기업을 합해 5천673명에 이른다.

굿네이버스 아이티 긴급구호팀은 한국시각으로 17일 오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도착해 구호 활동에 이미 착수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도 50만달러를 목표로 지난 13일부터 모금을 시작해 이날까지 모은 5억6천여만원을 1차로 송금했으며 2차 모금 활동에 돌입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채정아 미디어팀장은 "이전 재해모금활동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누리꾼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등 모금 속도가 빠르다"고 전했다.

대한적십자사도 15일부터 30억원을 목표로 대국민 모금을 시작해 17일 현재 ARS(자동음성안내서비스)와 온라인 모금, 기부약정, 계좌송금 등을 통해 모두 5억7천만원을 모금한 상태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2만여명이 모금 활동에 참여해 3억8천여만원을 모금했다.

월드비전은 도미니카공화국 등에 파견한 국제긴급구호팀과 신속한 연락을 취하며 현지 상황을 파악 중이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웹사이트와 자동응답전화,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지난 14일부터 모금 활동을 진행한 결과 17일 기준으로 8천여명이 기부에 동참해 1억5천만원을 모금했다.

`국제기아대책기구'도 지난 14일부터 계좌와 홈페이지, 문자후원 등을 통해 이날까지 4천800만원을 후원받았다.

아울러 이 기구는 담요와 손전등, 정수제, 구급약, 위생용품 등으로 구성된 긴급구호 세트를 제작해 아이티로 보낼 예정이다.

조만간 회원 9만여명에게 긴급구호 안내문을 발송하면 후원금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이버 공간서도 수만 명 기부 = 사이버상에서 `아이티 돕기' 열기는 더 뜨겁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15일부터 `아이티 7도 강진 피해돕기 모금 함께해요'란 제목으로 모금을 진행 중이며 시작 사흘 만인 18일 오후 5천800여만원이 모였다.

네티즌은 호주머니를 털어 적게는 1천원부터 많게는 2만~3만원씩 기부하고 있으며, 이미 1만5천명명이 모금에 참여했다.

모금액은 전날 3천600여만원에서 하루 사이에 2천200만원 가량 늘었고, 참여 인원도 전날 5천500여명에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기부 서비스 `해피빈'에서도 네티즌이 자선 단체들에 `콩'(개당 100원 상당)을 보내 모금운동에 참여한 20개 구호단체에 총 1억2천800여만원이 모금됐다.

네티즌 `우닝'은 "아이티가 얼른 회복됐으면 좋겠다.

세계 곳곳에서 도움이 답지하고 있으니 아이티 국민이 희망을 품었으면 한다"고 적었다.

◇"텐트ㆍ식수 지원 절실" = 아이티 참사 현장에 있는 현지 주민은 주거지와 식수 부족으로 큰 고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굿네이버스 긴급구호팀에 따르면 주민에게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식량과 식수로, 세계 각지의 구호단체들이 아이티로 대규모 물자를 이송하고 있으나 도로 사정이 열악해 배분이 지연되고 있다.

또 2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시신 처리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했고, 무더운 기후 때문에 시신이 계속 부패하고 있어 유행성 전염병 등 2차 피해는 물론 폭동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동과 부상자들이 지속적으로 영양결핍과 오염된 환경에 노출되면 치명적인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구호팀은 우려했다.

굿네이버스 윤보애 간사는 "주거지의 파손으로 주민이 길거리에 방치돼 매우 위험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말했다.

국제기아대책기구 하경화 국제사업팀 팀장은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아이티 곳곳에 시체들이 널려 있어 물이 오염돼 식수가 많이 필요한 상태"라며 "먼저 아이티에 깨끗한 식수를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김남권 기자 gogo213@yna.co.kr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