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설득 천천히, 정책행보 꾸준히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여론 설득과 민생정책 행보를 병행하는 `투트랙 행보'로 세종시 정국을 헤쳐가고 있다.

`슬로 스텝'으로 속도를 조절하며 세종시 수정 여론전을 계속 이어가되, 이로 인해 정상적 국정운영이 차질받지 않도록 정책 행보에도 힘을 쏟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15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30대 그룹 회장단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기업의 투자와 고용 안정 기여를 당부한 데 이어 낮에는 청와대에서 대학교육협의회 임원단과 오찬을 함께하며 주요 교육 정책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세종시 논란이 가열되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평소와 다름없이 정책 현안을 챙기는 데 집중한 것.
대조적으로 지난 12일 광역시도 지사들과의 오찬간담회, 14일 국가 원로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는 세종시 수정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의견을 수렴했다.

이러한 행보에는 초반부터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반대여론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과 함께 국정 전반을 혼란 없이 정상 운영해야 `정치적 구호'에 잠시 흔들렸던 국민들의 이성적 판단이 회복될 것이란 셈법이 깔려있다는 해석이다.

이 대통령은 당분간 특별회견, 충청권 방문 등 일반인에 대한 직접 설득을 자제하되, 각계 여론주도층 인사들을 시간을 두고 계속 접촉하면서 `조용한' 여론전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예정된 일정과 민생 행보는 차질없이 최선을 다해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특정한 문제에 얽매여 국정 전반의 차질을 빚는 우는 범하지 않겠다"는 전날 이 대통령의 발언과도 맥을 같이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시간과 여유를 가지면서 다른 국정도 차질없이 이끌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30대 그룹 회장단 간담회에서 기업들의 투자에 대해 여러차례 `고맙다'는 표현을 써가며 사례했다.

특히 "과감한 투자계획 발표에 대해 우선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금년 한해도 여러분이 투자와 일자리를 만드는 데 대해 적극 협력해주면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 토지와 인건비가 너무 비싼 것은 사실"이라며 "여러 형태로 기업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을 해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