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정부군과 현지 주둔 외국군이 시위에 나선 주민에게 발포해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州) 경찰부국장인 카말 칸은 이날 가름시르에서 '코란 훼손'에 항의하며 정부 청사 진입을 시도하는 주민들을 향해 아프간군이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총격으로 주민 8명이 사망했으며 13명이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을 시위에 참가했던 시민으로 소개한 하지 잔 굴은 시위대가 돌팔매질을 하자 외국 군인들이 총격을 가했으며 자신의 아들이 아수라장 속에서 숨졌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외국군의 발포에 따른 사망자 수를 10여명이라고 제시했으며 라시카르 가에 위치한 병원 의사 압둘라는 11명의 부상자가 실려왔는데 이들이 총격을 받았다고 증언하는 등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외국군이 수색작전 과정에서 코란을 훼손했다는 소문이 시위를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제안보지원군(ISAF)은 적의 공격에 대한 방어 차원의 사격이 있었을 뿐 시위대에 대한 발포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ISAF는 성명에서 "가름시르 전초기지에서 무장세력의 저격수가 아프간 공무원을 사살했다.

이후 ISAF 병사가 저격수를 확인한 뒤 사살한 것"이라며 "그 외에 어떤 부상자도 발포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니코 멜렌데즈 ISAF 대변인은 "ISAF는 국제적인 군대로 무슬림 병사들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우리는 (코란을 휘손하는) 그런 행위을 개탄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주장을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아프간 지역 정부 당국과의 합동 조사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시위를 촉발한 수색작전 중에 우리는 결코 발포하지 않았으며 누구도 구금하지 않았다"며 "이번 수색작전은 국제군의 지원 아래 아프간군이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연합군의 작전 도중 발생한 민간인 사망으로 최근 아프간 내에 외국군 반대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주민들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부패척결 압력을 받아온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민간인 사망자 발생 이후 반미 반서방 정서를 부추기는 듯한 움직임을 보인 바 있어 이번에도 이를 정치적인 이슈로 활용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