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집권 노동당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앞두고 심각한 내분에 직면했다.

AP통신은 6일 "브라운 총리 밑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제프 훈 의원과 보건장관을 지낸 퍼트리샤 휴잇 의원이 동료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리더십이 의심스러운 총리에 대한 신임을 묻는 비밀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편지에서 "지금 노동당의 행보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 걱정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며 "당 내부의 분열상을 극복하고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경제위기에 따른 지지율 하락으로 차기 총선 패배가 예상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브라운 총리로선 당내 반대파로부터 등 뒤에서 칼에 찔린 꼴이 돼버렸다. 브라운 총리는 2007년 토니 블레어에 이어 총리직을 맡았으나 당 내 블레어파로부터 자주 공격을 받아왔다.

이번 두 의원의 편지 파문에 대해서도 블레어파와 브라운파 간에 의견이 갈렸다. 반브라운파로 알려진 프랭크 필드 의원과 찰스 클라크 의원,피오나 맥타거트 의원 등은 재신임 투표 주장을 지지했다. 반면 노동당 지도부와 브라운 내각은 재빠른 파문 봉합에 나섰다.

토니 로이드 노동당 의장은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는 노동당은 물론 영국민이 원하는 게 아니다"며 "총리는 이를 무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앨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도 "지금은 재신임 문제를 논할 때가 아니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을 때"라고 반박했다.

한편 야당인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은 6월 이전에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며 노동당을 압박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