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어린이들이 집단으로 납에 중독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중국 현대쾌보(現代快報)는 5일 장쑤(江蘇)성 다펑(大豊)시 경제개발구 인근 허커우(河口)촌에 사는 어린이 51명이 전지 제조업체가 배출한 유독물질로 인해 한꺼번에 납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마을에 사는 16세 이하 어린이 142명 중 110명을 대상으로 혈액검사를 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51명의 혈액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납성분이 검출됐다.

납중독은 뇌와 신경계통에 지장을 초래해 정신이상, 신체마비를 일으키는데 심할 경우 1~2일 사이에 사망할 수 있고 어린이의 경우, 소량이더라도 지능장애, 주의력 저하, 과민증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다펑시 당국은 어린이들이 이 마을 인근의 납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축전지 공장에서 버린 폐수 때문에 납에 중독됐다고 판단, 이 공장에 생산 중지 명령을 내리고 책임 소재를 가리는 한편 공장 및 피해자들과 보상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지난해 후난(湖南)성에서 1천300명이 넘는 어린이가 납에 중독되는 등 산시(陝西)성, 윈난(雲南)성, 허난(河南)성 등 중국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납중독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바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