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지역에 새로 입주(완공)하는 주택과 철거(멸실)되는 주택이 엇비슷해 수급균형을 이루고 집값도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철거되는 주택은 대부분 여러 가구가 함께 사는 단독 · 다가구 · 다세대주택인 데다 동북권 등 특정지역에 쏠려 있어 지역별로 전셋값이나 집값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는 3일 '2010년도 입주 주택 및 철거 주택'을 분석한 결과 입주 주택은 5만9200여채,철거 주택은 5만8600여채(단독 · 다세대주택은 가구)로 균형을 이뤘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를 근거로 올해 주택시장이 다소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단독 · 다세대 입주 1만7000채

서울에서 올해 입주하는 주택은 대부분 아파트로 나타났다. 총 4만2241채로 전체의 71.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만3000여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최근 5년간 평균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민간 건설사가 공급하는 입주 아파트는 2만5900여채로 SH가 공급하는 공공아파트(1만6300여채)보다 1만여채 많다.

입주 예정 아파트를 권역별로 보면 주로 강북지역에 쏠리는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강북 · 성동 · 광진구 등 8개구로 묶인 '동북권'에 총 1만4389채가 집중되는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서북권(마포 · 은평 · 서대문구)이 1만2422채,동남권(강남 · 서초 · 송파 · 강동구)이 1만507채 등이었다.

아파트를 제외한 단독 · 다가구 · 다세대주택은 올 한 해 동안 1만6974채가 완공될 것으로 예상됐다. 권역별로는 서남권(강서 · 양천 · 영등포 등 7개구)이 6037채,동북권 4089채,서북권 2654채,동남권 2600채 등이었다.

◆철거주택 대부분 강북에 집중

올해 철거되는 주택은 대부분 강북권에 집중돼 전세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강북권에서는 특히 단독 · 다가구 · 다세대주택의 철거가 많아 서민들의 주거 불안이 커질 우려가 높다.

실제로 올해 철거되는 단독 · 다가구 · 다세대주택 5만3737채 가운데 절반을 넘는 3만7606채(69.9%)가 강북권에 몰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역별로는 동북권 1만9642채,서북권 1만6050채,도심권 1914채 등이었다. 재개발 · 재건축 등 재개발정비사업이 주로 강북권에 몰려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강 이남 지역에서는 서남권이 1만3681채,동남권 2541채 등이었다.

특히 동북권의 경우 철거주택이 많은 반면 새로 입주하는 단독 · 다가구 · 다세대주택(4089채)은 적어 서민들의 주거 불안이 가중될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동북권에서 입주하는 아파트가 1만4389채로 서울 5개 권역 가운데 가장 많기는 하지만 단독 · 다세대주택 세입자들이 이사하기에는 전셋값이 비싸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보다 1800여채 늘어난 4950채가 철거될 것으로 예상됐다.

◆서남권은 입주물량 적어

모든 주택을 통틀어 입주주택과 철거주택 수 격차가 가장 심한 곳은 서남권이었다. 아파트 3415채 등 모두 9452채가 입주하는 반면 1만3681채가 철거될 것으로 전망돼 공급 부족이 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반해 강남3구를 포함한 동남권은 아파트 1만507채와 단독 · 다세대 2600채 등 1만3107채가 입주하는 데 비해 철거는 2541채에 불과해 신규 유입 수요를 제외하면 주택수급에 가장 여유가 많았다. 동북권과 서북권의 경우 멸실주택과 철거주택이 엇비슷했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를 벌이면서 단독 · 다세대주택의 철거 주택 산정방식을 세입자 수 등을 고려해 건물 1개동(채)이 아니라 1개 주택 안에 살고 있는 가구수(2~4)를 기준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집 1채를 철거할 경우 도심지역에선 2가구,서남권에선 3가구,동남권에선 4가구가 이사를 가는 멸실주택수로 추산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0년도 입주주택 5만9200여채 외에 장기전세주택(시프트) 1만290채,도시형 생활주택 2만채 ,대학생용 유스하우징 150채 등을 올해 추가 공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