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는 바그다드에서 민간인을 무차별 사살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 경호원 5명에 대해 미국 법원이 혐의를 기각하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알리 알-다바그 이라크 정부 대변인은 1일 성명을 통해 "이라크 정부는 미국 법원의 판결에 실망을 느꼈으며 유감스럽다"며 "이라크 자체 조사 결과 미 경호원들은 분명 민간인 17명을 사살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 정부는 경호원들이 속했던 블랙워터 사를 상대로 다른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고 AP,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블랙워터 사 경호원들은 2007년 9월 16일 바그다드에서 미국 요인을 경호하는 과정에서 민간인을 향해 총기와 수류탄 등을 난사, 이라크 민간인 14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라크 정부는 사망자가 17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연방법원은 그러나 검찰 측이 제출한 자료가 지나치게 모순되고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과실치사 등 14개 혐의로 기소된 경호원 5명의 모든 혐의를 31일 기각했다.

경호원들은 법정에서 "사건 당시 인근에서 폭발음과 총기 발사 소리를 들었고 방어 차원에서 발포하게 됐다"고 주장해 왔다.

당시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모하메드 우사마 씨는 "경호원들에 대해 무죄 성격의 판결이 날 줄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러나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미국 정부와 미국 법을 상대로 어떤 대응도 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