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15년 만인 올 한 해 동안 한차례의 파업도 없이 무쟁의로 임금 및 단체협상을 잠정합의한 가운데 23일 실시되는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가결 여부가 주목된다.

그동안의 사례를 본다면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의 가부결 여부를 확실히 전망한 해는 없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이는 기본급을 올리지 않는 임금동결안 때문이다.

임금동결안은 현대차 노사협상 역사상 처음 제시됐고 처음 합의된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임금 동결과 삭감 등 올해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 임금동결안을 냈다"는 회사는 노조와 어렵사리 합의점을 찾아냈다.

하지만 협상과정에서 노조 내부나 조합원 사이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것으로 알려진 회사에 대한 불만도 없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 노조 교섭 대표 간에도 임금동결안을 놓고는 협상 중 서로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임금동결안 대신 회사의 경영실적이나 노조의 무파업에 맞춰 합의해준 성과급이나 타결 일시금, 성과금, 주식 지급안도 무시못할 부분이다.

기본급 이외에서 나온 임금 성격의 합의안 중에는 역대 최대 규모라는 지적이다.

외부에서는 현대차가 합의한 성과급 등을 놓고 엇갈린 반응을 보일 수 있지만, 현대차 노조 내부에서는 역시 기본급 동결이 퇴직금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다른 임금성 합의안과는 바꿀 수 없는 중요한 현안으로 여겨져 협상 막판까지 양보하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현대차 노사의 잠정합의안 수준을 보면 그동안 줄곧 비교대상이 돼왔던 15년 연속 무분규를 일군 현대중공업의 올해 임단협 타결안과 엇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임금 동결과 함께 일시 격려금 150%(통상급 기준)+200만원, 조합원 기준 1인당 평균 26주의 우리사주 배정 등에 합의했다.

여하튼 이번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가 가결이 되든 부결이 되든 기본급을 올리지 않는 임금동결 합의안이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대한 조합원의 여론도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과는 누구도 예측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