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전제로 했더라도 수개월간의 동거는 교제일뿐 사실혼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가사항소1부(김성엽 부장판사)는 A(41)씨가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B(39.여)씨를 상대로 낸 손배배상(사실혼 파기)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항소를 기각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2004년 5월 B씨를 만나 해외여행을 함께 다녀온 후 그해 11월 결혼식을 올리기로 하고 자기 집에서 20일간 동거생활을 했다.

그러나 B씨 가족의 반대로 이별했다가 2007년 4월 다시 B씨를 만나 결혼하기로 약속한 뒤 동거를 했다.

그렇지만 4개월여만에 B씨는 이별을 통보하고 A씨 집을 떠났으며 이듬해 다른 남자와 결혼하자 A씨는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과 위자료 등 5천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실혼은 혼인 의사가 합치되고 부부공동생활로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존재해야 하는데 두 사람은 동거 기간이 짧고 B씨는 동거기간에 주소지를 다른 곳에 둬 남녀관계로 교제한 것일 뿐 사회관념상 부부라고 인정할 사실혼 관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구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park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