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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스코어가 좋아 내심 MVP도 바랐는데 실제로 상도 받고 우리나라가 이겨 너무 기뻐요. 일본 선수들이 '너를 위한 대회였다'고 칭찬해 줬어요. "

송보배(23)가 5일 일본 오키나와의 류큐GC(파73)에서 끝난 '제10회 쿄라쿠컵 한 · 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에서 MVP로 뽑혔다. 그는 첫날 데일리베스트인 7언더파 66타를 몰아친 데 이어 둘째날에도 5언더파 68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이 승리하는 데 기여했다.

이번 대회는 양팀 12명씩의 선수가 이틀에 걸쳐 1 대 1 스트로크플레이 방식으로 경기를 치렀으며 승점은 이기면 2점,비기면 1점이 부여됐다. 한국은 첫날 승점 20점(10승2패)을 확보한 데 이어 둘째날 9점(4승1무7패)을 보태 29점으로 일본(19점)을 눌렀다. 한국은 2006년 이후 3년 만에 우승컵을 차지했고,역대 전적에서 5승1무3패로 우위를 점했다.

이번 대회의 스타는 송보배였다. 송보배는 프로암대회 때 니어리스트와 최소타상(4언더파 69타)을 휩쓸며 티파니 목걸이와 까르띠에 시계를 받았다. 우승팀 선수 각자에게 돌아가는 300만엔과 이틀 연속 이긴 선수에게 주는 우수선수상 50만엔,이글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선동열 이글상' 20만엔,MVP상금 100만엔 등 총 470만엔(약 6100만원)을 챙겼다.

MVP 부상으로 사이판행 비행기 티켓(2장)도 손에 쥐었다. 송보배는 "그동안 한 · 일전 성적(1승4패)이 좋지 않아 긴장했는데 이틀 연속 이글을 기록하는 등 운이 따라줬다"며 "양국 골프실력은 비슷하지만 정신력에서 우리가 좀 더 앞선 것 같다"고 말했다.

송보배는 올 시즌 일본여자오픈과 미국LPGA투어 미즈노클래식에서 2승을 거뒀다. 일본 진출 3년째인 올해 일본 무대에 완벽하게 적응한 것.더욱 JLPGA투어 신인상까지 받을 가능성이 높다. JLPGA 규정상 투어 진출 후 3년 동안을 신인으로 간주하는데,현재 비회원인 송보배가 회원 가입을 신청하면 신인상 수상 자격을 갖춘다.

송보배는 내년 목표를 3승 이상으로 잡았고 미국LPGA투어에도 메이저대회를 중심으로 5~6개 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주장 이지희는 우승 후 선수들이 헹가래쳐줄 때 떨어지는 바람에 병원으로 실려갔으나 X레이 촬영 결과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키나와(일본)=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