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중간점검..2011년 말 8차 각료회의
개도국 압박에도 미국 침묵..구체적 성과 없어


지난달 30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2일 폐막했다.

`WTO, 다자통상체제 및 현 세계경제 여건'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각료회의에서 회원국 통상장관들은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을 조속히 타결하고 다자무역체제로서의 WTO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번 각료회의에서는 DDA 협상 진전의 열쇠를 쥔 미국의 행보에 회원국들의 관심이 집중됐고, 브라질과 인도 등을 비롯한 개도국들의 직간접적인 압박이 있었으나, 미국 측은 구체적으로 진전된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각료회의 의장인 안드레스 벨라스코 칠레 재무장관은 의장 요약문을 통해 "회의에 참석한 각국 각료들은 2010년에 도하 라운드를 타결할 필요성을 재확인했다"며 "이를 위해 내년 1분기 협상 중간점검을 위한 활동을 갖기로 했으며, 그때까지 고위급 회의에서 협상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1분기에 DDA 협상 중간점검을 위한 통상장관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벨라스코 의장은 또 "DDA 협상은 현재까지 진행된 토대 위에서 이뤄져야 하며, 이미 안정화된 쟁점들을 재논의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데 폭넓은 지지가 있었다"며 "농업 및 비농산물시장접근(NAMA) 부문을 우선적으로 논의하되, 서비스와 규제, 무역 간소화 등 다른 의제들의 진전 역시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내년 말까지 도하라운드를 끝내려면 1분기까지 농업 및 비농산물 시장접근에 대한 원칙(modality)이 마련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이와 관련,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만약 WTO 회원국들이 내년 3월 말까지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2010년 시한 내에 DDA 협상을 타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각료들은 제8차 WTO 각료회의를 오는 2011년 말 개최하고, 무역관련 지적재산권협정(TRIPS) 비위반제소 유예 및 전자상거래에 대한 관세 유예를 8차 각료회의 때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각료회의에는 WTO 153개 회원국 가운데 147개 국 대표단과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 3천여 명이 참석했고, 우리나라에서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이 참석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 1일 본회의 연설에서 "내년 말까지 DDA 협상을 타결짓기 위해서는 변속장치를 실행모드로 바꾸고 더욱 실질적인 의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한국은 내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주최국으로서 DDA 협상 타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