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내 주식시장은 추가적인 가격복원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 쇼크'가 단기 충격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두바이월드와 채권단 사이의 채무조정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 선언으로 촉발된 이번 두바이 사태는 2일(현지시간)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리는 아랍에미리트(UAE) 7개 토호국 지도자회의가 문제해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뉴욕 증시도 소매업체들의 판매실적 부진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두바이월드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막판 소폭 상승 마감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30일(현지시간) 전주말보다 34.92포인트(0.34%) 오른 10344.84를 기록했다.
S&P500지수도 4.14포인트(0.38%) 상승한 1095.63을 나타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6.16포인트(0.29%) 오른 2144.60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전문가들은 충격이 완전히 가시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국내 증시가 추가적인 반등을 이어가더라도 당분간 120일 이동평균선(1561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두바이 쇼크'로 가려진 국내 경기모멘텀 둔화 가능성과 연말 미국 소비경기 약화 이슈들도 국내 증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안전운행이 필요한 구간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기대감과 냉철함이 동시에 요구되는 상황이다.

현대證 "추가적인 가격복원 시도 예상"

현대증권은 국내 증시가 추가적인 가격 복원 시도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두바이 쇼크'에 대해 막대한 오일달러를 보유한 아브다비정부가 선별적 지원을 약속한 데다 동유럽사태에서 처럼 조만간 채권국인 선진유럽이 질서있는 대응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관련 우려는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비록 미국 추수감사절 소비가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이번주 예정된 미국 매크로 지표가 경기회복 지속을 담보해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내 증시의 가격 복원 시도는 연장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전날 120일 이동평균선(1561) 회복에 실패함으로써 이번 지수 충격속에 암묵적으로 경기모멘텀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내재되어 있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 "기대감과 냉철함 동시 요구"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증시가 '두바이 쇼크'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 추가 반등 전망은 유효하지만 신용시장 신뢰 타격과 금융위기 전염 우려가 여전해 기대감과 냉철함이 동시에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금융기관과 건설사들의 두바이월드 관련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미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추가 반등 기대감은 계속될 것"이라며 "하지만 신용시장에 대한 신뢰 타격과 금융위기 전염 우려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냉철한 장세 대응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두바이 쇼크'로 가려진 국내 경기모멘텀 둔화 가능성과 연말 미국 소비경기 약화 이슈들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 연구원은 "전날 발표된 국내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추석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광공업생산 탄력도가 약화됐고 경기동행지수 정체로 4분기 경기회복세 둔화 가능성까지 보여줬다"면서 "지난주말 미국 개인당 평균소비지출액이 전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연말 미국 소비경기 기대치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 체력은 여전히 부족하고, 국내 경기 회복 속도와 미국 소비경기의 불안정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공격적인 대응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러한 여건들의 개선세 없이는 지난달 형성됐던 제한적인 횡보장세로의 회귀 이상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면서 "120일 이동평균선(코스피 1561)의 회복 및 지지력 형성에 우선적인 초점을 맞추되 적극적인 대응은 여전히 유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솔로몬투자證 "연말랠리 기대..코스피 1650선 회복 예상"

솔로몬투자증권은 국내 증시가 12월 들어 1650선을 회복하는 등 연말랠리를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노중, 백효원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두바이월드 사태가 발생했지만 12월 국내증시는 2010년 증시상승에 대한 기대와 수급여건 개선 등으로 연말랠리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주식시장은 1650선을 회복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두바이월드사태 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부다비에서 지원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고 국내경제와 연관성이 낮다는 점에서 두바이월드 사태에 대해 국내금융시장이 과민 반응을 보인 것"으로 판단했다.

11월말에 발생한 두바이월드 사태가 단기적인 충격에 그치면서, 12월 국내증시는 2010년 증시상승에 대한 기대와 연말랠리 여부에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들은 "2010년 국내경제성장이 5%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2010년 증시상승에 대한 기대를 갖기에 충분하다"며 "삼성전자, 현대차, LG화학 등 주요기업들이 지난 2분기부터 깜짝실적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연말배당에 대한 기대도 높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급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동반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이 기대되면서 12월에는 기관투자자들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생각되며, 국내경기개선, 가격 매력, 환율 하락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 매수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12월에는 연말배당투자와 2010년을 대비한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연말 배당수익이 기대되고 2010년 매출증가를 통한 수익개선이 기대되는 IT(정보기술), 자동차, 소재업종과 소비회복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내수 소비관련주에 대한 비중확대를 추천한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