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신지애, 상금왕, 신인왕 수상 맹활약

1998년 박세리(32)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뒤 한국여자골프는 기쁨과 아쉬움을 한국 국민에게 선사했다.

박세리 뿐 아니라 김미현(32.KT)도 함께 힘을 보태 한국여자골프의 매서움을 전 세계에 보여줬고 수많은 한국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박세리의 미국 진출 이후 11년째가 된 2009년은 낯선 땅에서 눈물과 땀을 쏟은 한국여자골프의 꽃이 만개한 해였다.

한국군단은 2006년 11승을 합작했지만 박세리, 김미현이 뚜렷한 내리막 길을 걸었고 11명이 1승씩을 나눠가졌다.

박세리처럼 강인한 인상을 남겨주는 뚜렷한 스타플레이어가 없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한국 무대에서 확실한 기반을 다진 한국 선수들은 2008년부터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선두 주자는 신지애(21.미래에셋)였다.

한국과 일본, 미국을 오가는 강행군을 펼친 신지애는 LPGA 투어 멤버가 아니면서도 지난 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을 포함해 3승을 올리며 미국 무대 를 겨냥했다.

낯선 땅에서 본격적인 투어 생활에 뛰어든 신지애는 2009년 3승을 거두며 신인왕, 상금왕, 공동다승왕에 오르는 경이적인 기록을 써나갔다.

비록 시즌 마지막 대회 LPGA 투어 챔피언십에서 아쉽게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게 올해의 선수상을 넘겨주기는 했지만 머지않아 오초라를 제치고 세계 1인자로 오를 것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실력을 보여줬다.

신지애와 함께 최나연(22.SK텔레콤)도 신세대 한국 군단의 양대 축으로 떠오르며 한국 군단의 전망을 밝게 만들었다.

신지애보다 한해 먼저 LPGA 투어에 진출한 최나연은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다 올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물꼬를 텄고 한국에서 열린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에서도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우승 못했던 설움을 한해에 털어냈다.

여기다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을 제패한 지은희(23.휠라코리아)을 비롯해 김인경(21.하나금융), 오지영(21.마벨러스), 이은정(21). 허미정(20.코오롱), 송보배(23)까지 우승자 클럽에 가입하며 한국 선수들은 2006년과 같은 역대 한 시즌 최다인 11승을 올리는 맹위를 떨쳤다.

여기다 매 대회 미국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재미교포 위성미(20.나이키골프)의 첫 우승까지 포함하면 한국 및 한국계 선수들은 12승을 수확하며 코리안 파워를 보여줬다.

정상을 지키려는 오초아를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견제에 나서겠지만 20대 초반의 나이에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한국 군단의 위력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경기 불황의 여파로 내년 LPGA 투어 대회는 올해 27개에서 24개로 줄었지만 준비된 골프여제 신지애와 우승 문턱을 넘어선 위성미 등이 오초아와 펼칠 대결은 벌써부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