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경(23 · 하이트)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하며 2009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서희경은 22일 롯데스카이힐제주CC(파72)에서 열린 ADT캡스챔피언십(총상금 3억원) 최종일 6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하며 3라운드 합계 6언더파 210타로 우승했다.

2주 전 끝난 한국여자마스터스에서 올 시즌 '대상'을 확정지은 서희경은 이날 우승으로 상금왕,다승왕,최소타수상까지 더하면서 KLPGA 4관왕을 달성했다. 지난해 우승에 이어 이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서희경은 올시즌 5승으로 4승의 유소연(19 · 하이마트)을 제치고 다승왕을 차지했다.

또 우승상금 6000만원을 받아 올해 총상금 6억6376만원으로 유소연(5억9786만원)을 약 6000만원차로 따돌리며 생애 첫 상금왕이 됐다. 서희경은 올해 출전한 18개 대회 평균 타수가 70.51타로 안선주(22 · 하이마트 · 70.61타)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최소타수상도 탔다.

지난해 신지애(7승)에게 가려 '2인자'에 머물렀던 서희경은 올해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확실한 '국내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서희경은 지난해 8월 말 하이원컵채리티여자오픈 우승 이후 이번 대회까지 15개월 동안 30개 대회에서 총 11승을 올리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승률 약 37%로 세 번 대회에 나가면 한 번 우승한다는 얘기다. 서희경은 또 신지애에 이어 KLPGA 사상 두 번째로 시즌 상금액이 2년 연속 6억원을 돌파한 선수가 됐다.

서희경은 이날 6언더파를 몰아친 것도 챔피언다웠지만 9번홀(파4) 이글 한방이 승기를 잡는 데 결정적 밑바탕이 됐다. 8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으며 선두에 근접한 서희경은 9번홀에서 홀까지 약 90m를 남기고 친 웨지샷이 홀속으로 빨려들어가는 행운이 따랐다. 그 이글로 단독선두가 된 서희경은 13~15번홀에서 50㎝~1.5m거리의 버디퍼트를 잇따라 성공하며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었다.

서희경은 "작년에도 잘했지만 신지애가 잘해 '2인자'라는 꼬리표가 있었는데 올해 목표로 했던 대로 정상에 올라 기쁘다"며 "자만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내년부터는 외국 대회에 나가서도 '톱10'에 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은(21 · 김영주골프)은 이날 버디를 7개나 잡았으나 파5홀에서 나온 2개의 보기 탓에 2위에 머무르고 말았다. 제주 출신으로 1,2라운드 선두였던 편애리(20 · 하이마트)는 이날 이븐파를 기록하는 데 그치며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시즌 마지막 대회까지 서희경과 상금왕 · 다승왕 경쟁에 나섰던 유소연은 합계 6오버파 222타로 공동10위를 차지했다. 유소연은 전날 더블보기 3개를 쏟아내며 서희경과 7타차로 벌어진 간격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서희경에게 두 개 타이틀을 모두 내줬다.

한편 서희경 유소연 이정은 이보미는 다음달 4,5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한일여자골프대항전에 한국대표로 함께 출전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