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어머니 박미희(50) 씨에게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 7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값진 생일 선물을 선사했다.

16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 1980링크.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의 연기모습을 숨죽이며 지켜보던 박미희 씨는 점프 실수가 이어진 딸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비록 컨디션 난조로 기대했던 200점대 유지에는 실패했지만 어머니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금메달을 따낸 김연아가 자랑스럽기만 했다.

김연아가 그랑프리 시리즈 7개 대회 연속 금메달 획득과 함께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을 확정한 이날은 공교롭게도 어머니 박미희 씨의 생일이었다.

박 씨의 생일은 1959년 음력 11월 15일. 한국과 시차 때문에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을 펼치는 날 어머니의 생일이 돌아왔고, '피겨퀸'은 금메달 선물을 어머니에게 바칠 수 있었다.

이날 오전까지 김연아는 어머니에게 특별한 생일 선물을 준비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금메달의 가장 행복한 선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76.28점)으로 분위기를 살린 김연아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 프로그램'으로 3개 대회 연속 200점대 달성의 값진 선물을 안겨주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비록 성에 차지 않는 성적이었지만 김연아는 엄연히 챔피언이었고, 어머니에게 7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안겨준 효녀임에 분명했다.

(레이크플래시드<미국 뉴욕주>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