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발전소 자체보다는 우라늄농축에 방점"

북한은 "주체적인 핵동력공업의 완비"를 위해 경수로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우랴늄농축 기술문제만 해결되면 경수로발전소 설계와 건설 등 기술적인 면에선 국산화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한다고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14일 전했다.

북한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비공식 대변하는 이 신문은 `전력증산 <경수로도 자력갱생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은 경제부흥을 위한 중심고리의 하나인 전력증산을 위해 "국가적 대책의 하나"로 경수로 발전소 건설의 "준비를 다그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앞두고 최근 서해교전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조선신보가 새삼 상기시킨 북한의 경수로발전소 추진 역시 북한이 북미 양자대화에서 제기할 가능성이 있는 의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조선신보는 특히 "현재 조미(북미) 대화가 일정에 오르고 보즈워스 대북조선 정책담당 특별대표의 평양 방문 문제도 여론의 관심사로 되고 있으나"라고 말해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했다.

신문은 북한의 "기계공업 부문 관계자들은 우라늄 농축 기술이 확립되기만 하면 기계설비를 제작하고 조립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며 "대형 기계설비를 제작하는 국내 기업소 관계자들도 압력기의 설계와 방사능에 대한 방패, 밀폐 구역에서 설비동작의 정밀도 보장 등 경수로와 관련된 기술적 지표들에 대한 타산을 근거로 '국산화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남북협력팀장은 "경수로는 발전 용량이나 사용 목적에 따라 종류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북한이 현재 기술 수준과 경제력으로 소형 경수로발전소는 만들 수 있겠지만 큰 규모의 것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일정 규모의 경수로발전소를 만든다고 해도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사고가 많이 나고 정상 운용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더구나 대형 경수로발전소 건설엔 수천억에서 수조원의 비용이 드는 만큼 북한이 현 경제상황에서 자력갱생으로 큰 발전소를 만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이날 조선신보 보도는 경수로발전소의 `자체 건설'보다 `우라늄 농축'에 방점이 있는 것 같다면서 "멋대로 우라늄 농축을 할 경우 국제사회가 핵무기 제조라고 비난할 테니 그게 아니라 원자력 발전을 위한 것인데, 외부에서 경수로발전소를 지어주지 않으니까 우리 스스로 짓겠다고 주장하는 논리"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