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비결은 예산절감..50년간 재산세 한푼 안올려

인구가 573명에 불과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소도시 레위스런의 시장 앨버트 몬테칼보와 시의회 의장 프랭크 랭기아니스는 87살의 동갑내기 죽마고우다.

이들은 바로 이웃에서 함께 놀며 성장했고, 같은 중.고등학교를 나와 2차세계 대전에도 함께 출전한 후 고향으로 돌아와 가정을 꾸린 뒤 잠시 조그만 회사에 다니다 몬테칼보가 1952년에, 랭기아니스가 1954년에 시의원에 출마하면서 공직생활을 하고 있다.

이 정치 커플이 3일 치러지는 펜실베이니아주 선거에서 각각 15선(시장)과 16선(시의회 의장)에 도전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미 전역을 통틀어 가장 오랫동안 선출직 공무원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은 지난 56년간 상.하수도 문제나 쓰레기 수거 등을 위해 함께 일해 오면서 모든 것에 의견이 일치했다"면서 "다만 정치적 문제는 예외"라고 보도했다.

랭기아니스 의장은 민주당원이고, 몬테칼보 시장은 공화당원으로 두 사람은 각당의 정책이나 노선에 불평을 해 왔지만, 우정과 시 운영 정책만큼은 항상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이들의 장수 비결은 예산 절감이다.

두 사람의 월급은 35달러에 불과하다.

사무실 철제 책상은 17달러, 파일 캐비닛은 20달러짜리이고, 주의 시장들 모임에 참석할 때도 호텔방을 하나만 잡는다.

침대가 하나인 경우 한 사람은 이동식 침대를 사용한다.

이들이 공직에 있는 동안 시의회는 지난 50년 동안 재산세를 한 푼도 인상하지 않았다.

심지어 예산절약을 위해 자치 경찰도 없애 버리고, 긴급한 경우 주경찰에 의존한다.

올해 주정부가 수여하는 훌륭한 지방정부 상을 수여한 랭기아니스는 "정치인들이 세금을 낮춰주면 사람들은 그들을 계속 공직에 있게 한다"며 "그들의 지갑을 건드리지 않으면 그들도 당신을 괴롭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문은 펜실베이니아에는 80대 선출직 공직자들이 수없이 많다고 전했다.

어윈 시장 5선에 도전하는 댄 로즈도 88세이고, 올해 10월로 92세가 되는 사우스 코테스빌 시장도 5선에 도전한다.

79세의 로스 로벡 오크데일 시장은 100세에 사망한 전직 시장 준 오스틴의 후계자로 이번에 경쟁자 없이 입후보 했다.

이처럼 노년 공직자들이 많은 이유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지방정부가 2천638개에 달하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인구 1천명 미만의 소도시로 시장이나 의회 의장이 자원봉사자 개념이어서 임금도 거의 없기 때문에 은퇴한 사람들이 고향을 위해 봉사 하기에 적당한 직업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로스 로벡 시장은 "아무도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어떤 자치도시는 인구가 어린아이 2명을 포함해 14명에 불과하며 이 가운데 시장과 시의원이 4명이어서 인구 3명당 1명이 지방공무원인 경우도 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