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아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

이란 핵 문제 해결 노력이 한창인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국제사회를 향해 이란에 대한 최대한의 인내심을 요구했다.

러시아 세르게이 루아브코프 외무차관은 26일 일간지 브레먀 노보스티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강대국들이 (제재에 앞서) 최대한의 인내심을 보여야 하며 이란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황 진전을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합의안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모든 것이 과거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인상을 (이란에) 줘서는 안 되고 긍정적인 자극제를 줄 필요가 있다"
러시아는 지난 19∼2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핵 협상에서 이란과 P5+1(유엔 상임이사국 5개국+독일) 국가 협상대표들끼리 타결한 IAEA의 핵 합의안을 수용키로 했다.

합의안은 이란이 현재 보유 중인 농축 우라늄의 75%를 러시아로 보내 농축도를 높인 뒤 이를 프랑스에서 의료용 원자로 가동에 쓸 수 있는 연료로 가공 처리해 이란으로 다시 보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일부 내용 수정이 필요하다며 수용 여부를 보류한 상태다.

이란의 마누체르 모타키 외무장관은 이날 이란 관영 IRN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며칠 안으로 연료 공급에 대한 이란의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은 12월까지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서 진전된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유엔 제재에 직면할 것을 경고하고 있다.

이란과 경제적, 외교적으로 유대관계를 해온 러시아도 전과는 달리 최근들어 추가 제재가 고려 대상이 될 수가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는 있지만 제재에 완전히 찬성한다는 공식 발표는 하지 않고 있다.

이달 초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모스크바를 방문, 러시아로부터 확답을 얻어내려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아브코프 차관은 "우리는 이란이 민간 핵 프로그램으로 위장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지 못하며 IAEA가 제공한 자료에서도 그런 우려에 대해 충분한 답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