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R&D 시스템은 '깨진 독'…확 바꾸겠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16일 "수출의 고용효과 증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내달까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2000년 이후 수출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수출의 고용유발 효과는 크게 저하되고 있다"며 "정부 내 이견조율을 거쳐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핵심 부품과 소재 등 중간재의 수입의존도가 높아 수출의 수입유발 효과가 큰 반면, 수출 10억 원어치당 취업유발 효과는 2000년 15.3명에서 2006년 9.9명으로 떨어지면서 이른바 양극화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경부는 수출보험공사와 수출입은행, 무역협회, 코트라, 산업연구원 등과 함께 TF를 만들어 인력양성 체계의 개선, 기업들의 글로벌 소싱 수요 흡수를 위한 고부가가치 산업의 수출산업화, 중견 및 중소기업의 글로벌 기업화를 위한 대책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최 장관은 대 일본 무역역조 개선을 위해 대일 의존도가 높은 소재산업에 대해 이달 내 발전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경부는 국내외 연구역량을 활용해 소재 원천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2012년까지 대일 역조 규모가 큰 100대 품목 중 기술력이 부족한 핵심 품목 20개를 조기 국산화해 대일 역조를 줄여나간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핵심 수출 확대 대상인 중국 시장 개척 대책으로 그는 "중국 전역의 공동물류센터를 연내 10개로 늘리고 코트라의 코리아 비즈니스센터(KBC)도 7개에서 2020년까지 27개로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 장관은 수출경쟁력 강화의 기반이 되는 연구.개발(R&D)을 강화하되 대대적인 체제 개편도 추진할 이라고 밝혔다.

그는 "분야별로 과도한 칸막이가 있고 경쟁이 부족한 현 R&D 시스템은 '깨진 독'"이라며 "확 뜯어고쳐 놓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R&D 자체는 위험이 있는 것인데 위험을 두려워해서 R&D를 안하는 것은 곤란하고 재량과 권한을 주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국민을 먹여 살릴 먹거리가 나온다"며 R&D 문제에 대한 검찰과 감사원, 국회의 과도한 수사 및 감사는 지양될 필요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지경부는 연말까지 유사, 중복 사업을 통폐합해 R&D 프로그램을 전략적으로 개편하고 정부 출연 연구소의 통폐합 등 개편 방안을 내년 말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최 장관은 키코(통화옵션 파생상품)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이 채권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았으나 이 과정에서 당초 5∼6%이던 적용금리가 13∼15%까지 급등했다는 하소연을 현장에서 듣고 "가산금리가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하면서 "가산금리가 합당한 것인지 금융당국과 이야기해 이런 시스템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