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소통실험… 여의도는 특사정치중
요즘 여의도는 특사정치가 한창이다. 올 들어 한나라당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외국을 국빈 방문한 의원들만 30여명에 달한다.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달 들어선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지난 24일부터 유럽의 헝가리 오스트리아 벨기에를 돌며 친선외교를 벌이고 있다. 앞서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은 지난 8일 남미의 브라질 · 페루 · 볼리비아 등을 방문해 볼리비아 코미볼사와 리튬광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은 에콰도르와 콜롬비아를 각각 다녀왔다. 그야말로 '특사 전성시대'다. 여당 중진 치고 특사를 안 해본 인물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과거 대통령 특사는 외교관 등 정부 관계자이거나 은퇴한 원로의 몫이었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다. 물론 의원특사 실험은 당청 간 소통이 안된다는 당내의 불만이 비등한 게 계기가 됐다. 특사 정치를 통해 당청 간 소통을 원활히 하자는 취지였다.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특사단에 대거 포함된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특사를 다녀온 의원들은 계파 간 갈등을 희석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MB의 소통실험… 여의도는 특사정치중
친박계 이경재 의원과 친이(친이명박)계 허천 의원은 자원협력 특사자격으로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를 함께 순방한다. 아프리카연합(AU) 회의에 참석하고 튀니지를 방문,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한 · 아프리카 포럼 홍보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한 중진의원은 "국회에서 정치적인 사안에만 매몰돼 있던 의원들을 글로벌무대로 나가게 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며 "내부 갈등이 많이 완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사로 다녀온 의원들은 청와대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이 대통령과 직접 대면 보고를 하면서 국정 참여의 기회를 넓히기도 한다. 당장 이 대통령의 친서를 가지고 유럽을 방문 중인 박 전 대표는 9월5일 귀국 후 순방결과를 보고하기 위해 이 대통령과 면담일정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야당의원들에게도 특사를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