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이웃사촌 갈라놓은 용산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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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의 한 연립 주택가에서는 때아닌 몸싸움이 벌어졌다. 70~80여명의 주민들이 두 패로 갈려 서로에게 고성과 욕설을 퍼붓고 심지어는 상대방의 면상에 침을 뱉거나 육탄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비로소 진정됐다.
이날 사건은 약 30분 전 용산 국제업무지구 통합개발을 찬성하는 서부이촌동 동의자 협의회가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게 발단이 됐다. 회견에서 동의자 협의회 측은 "현재 개발을 반대하고 존치를 주장하는 주민들은 전체가 아닌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특히 반대를 주도하고 있는 비대위 측이 대화를 거부한 채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의자 협의회는 또 "20일 대림아파트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대다수 선량한 주민들에게 무엇이 진실인지 알리기 위한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온 동의자 협의회 소속 주민들은 이 사실을 알고 달려온 비대위 측 주민들과 정면으로 부딪쳤다. 주민들 간 싸움이 경찰의 만류로 어느 정도 진정되자 이젠 이날 참석한 언론사 기자들을 하나씩 에워싼 채 서로에 대해 헐뜯느라 열을 올렸다.
양쪽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동의자 협의회 측은 비대위 관계자들이 대부분 이주대책기준일(2007년 8월) 이후에 전입한 외부인들로 이뤄져 있다고 주장한 반면 비대위 측은 반대로 동의자 협의회에 사업시행자인 용산역세권개발주식회사 관계자와 함께 실제 소유자가 아닌 세입자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사실 지금까지 동의자 협의회는 통합개발을 반대해온 비대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2일 오세훈 시장이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주민 반대가 많은 대림,성원,동원 등 3개 아파트 단지를 존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사정이 180도 바뀌었다.
기자가 직접 현장을 둘러본 결과 서부이촌동 주민들 간 반목과 질시의 골은 너무나도 깊었다. 이들 주민 가운데 10년 넘게 함께 살아온 이웃 지간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웃끼리 서로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삿대질하고 몸싸움을 서슴지 않는 재개발 현장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호기 건설부동산부 기자 hglee@hankyung.com
이날 사건은 약 30분 전 용산 국제업무지구 통합개발을 찬성하는 서부이촌동 동의자 협의회가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게 발단이 됐다. 회견에서 동의자 협의회 측은 "현재 개발을 반대하고 존치를 주장하는 주민들은 전체가 아닌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특히 반대를 주도하고 있는 비대위 측이 대화를 거부한 채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의자 협의회는 또 "20일 대림아파트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대다수 선량한 주민들에게 무엇이 진실인지 알리기 위한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온 동의자 협의회 소속 주민들은 이 사실을 알고 달려온 비대위 측 주민들과 정면으로 부딪쳤다. 주민들 간 싸움이 경찰의 만류로 어느 정도 진정되자 이젠 이날 참석한 언론사 기자들을 하나씩 에워싼 채 서로에 대해 헐뜯느라 열을 올렸다.
양쪽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동의자 협의회 측은 비대위 관계자들이 대부분 이주대책기준일(2007년 8월) 이후에 전입한 외부인들로 이뤄져 있다고 주장한 반면 비대위 측은 반대로 동의자 협의회에 사업시행자인 용산역세권개발주식회사 관계자와 함께 실제 소유자가 아닌 세입자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사실 지금까지 동의자 협의회는 통합개발을 반대해온 비대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2일 오세훈 시장이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주민 반대가 많은 대림,성원,동원 등 3개 아파트 단지를 존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사정이 180도 바뀌었다.
기자가 직접 현장을 둘러본 결과 서부이촌동 주민들 간 반목과 질시의 골은 너무나도 깊었다. 이들 주민 가운데 10년 넘게 함께 살아온 이웃 지간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웃끼리 서로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삿대질하고 몸싸움을 서슴지 않는 재개발 현장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호기 건설부동산부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