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대표적 수익형 상품 가운데 하나가 상가다. 시세 차익이나 매달 나오는 임대료를 보고 상가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들이 많다. 최근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상가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금리 변수'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시중 금리가 상승 추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서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이른바 '출구전략'이 금리상승과 직결돼 있다. 상가는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더욱이 자산가치 상승보다 꼬박꼬박 나오는 임대수입에 노렸는데 월세보다 이자가 많이 들어간다면 보유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상가시장이 최근 주목받게 된 이유도 저금리 정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 주택은 물론 일반적으로 상가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CD금리는 지난해 10월24일 6.18%까지 치솟았다가 8월7일 현재 2.42%까지 떨어졌다. 임대수입이 변함이 없다면 빚을 내서 상가를 사는 것이 매우 유리해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금리가 떨어지면서 상가시장에 돈이 몰리기 시작했다. 시중은행에서 부자고객을 주로 상대하는 PB(프라이빗 뱅킹)사업팀은 여윳돈을 상가에 투자하려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주택공사가 판교신도시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지난 3월만 해도 낙찰률이 63%에 그쳤지만 지금은 모두 팔려나갔다.

문제는 저금리 기조가 얼마나 지속될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자가 커지면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상가투자정보업체인 상가뉴스레이다가 수도권 1170여개의 상가(연면적 1859만㎡)를 조사한 결과 전체 대상의 68%가 상가담보대출 비율이 40%를 넘었다. 대출비율이 50% 이상인 경우도 13.7%로 나타났다.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을 제외한 수치여서 대출금리가 오를 경우 타격은 더 커진다. 대형 시중은행의 한 지점장에 따르면 상가투자자 대부분은 금리가 1.5~2%포인트 더 높은 고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 상품을 이용하고 있어 금리수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판이다.

금리가 오르면 실제 수익률은 얼마나 줄어들까. 분양가 5억원인 상가를 사면서 대출을 연 40%(2억원) 냈을 경우를 가정해보자.임대료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50만원으로 잡았다.

먼저 상가를 살 때 취득세와 등록세로 2300만원을 내야 하기 때문에 실투자금액은 2억7300만원이 든다. 분양가와 세금을 더한뒤 대출금과 임대보증금을 뺀 금액이다. 금리 연 5%를 적용할 경우 한 달 이자가 83만3000원이므로 월세에서 이자를 빼면 166만7000원이 순수입이다. 연간 2000만원 정도를 버는 셈인데 투자비 2억7300만원을 감안하면 연수익률은 7.33%가 나온다. 시중은행 예금이율(1년 만기)이 연 4%를 밑돌고 있어 이 정도면 짭짤한 편이다.

상가대출금리가 연 6%라면 수익률은 당연히 떨어진다. 한 달 이자가 100만원으로 늘어나 실 연수익은 1800만원으로 감소하고 연수익률은 연 6.59%로 하락한다. 이런 식으로 계산을 하다 보면 금리가 연 7%일 때 수익률은 연 5.86%가 되고 대출금리를 연 8%로 잡으면 실질 연수익이 1400만원으로 줄어 수익률은 연 5.13%까지 떨어진다. 부동산 시세 차익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매력적이라고 할 수 없다.

다만 똑같은 상가를 사면서 대출을 20%(1억원)만 받았다면 사정이 약간 달라진다. 금리가 싸면 레버리지 효과가 줄어들기 때문에 오히려 손해다. 대출금리가 연5%일 때 월이자가 41만6000만원으로 부담이 덜해 연간 실질소득은 2500만원이 되지만 총투자비용이 3억7300만원이어서 수익률은 6.7%가 된다. 금리가 연5%이면 대출을 상가분양가의 40%를 받는 것(연수익률 7.33%)이 유리하다. 반면 이율이 연 7%로 높아지면 1억원을 대출했을 때 연간수익률(6.17%)이 2억원을 대출했을 때 수익률(5.86%)보다 많아진다. 이 때문에 금리변동과 레버리지 효과에 따른 수익률을 세밀하게 따져야 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재 상가담보 대출 금리(변동금리 기준)는 6%정도에서 결정된다. 변동금리는 CD금리에 2.5~3.5%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더해진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사장은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하기는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 투자이익보다 수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대출을 최소화한다는 생각으로 상가 투자에 접근해야 한다"면서 "상가를 구입할 때는 안정적인 수익률 확보가 가능한 은행이나 마트 등으로 장기 임차된 물건을 노려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