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기준선인 100에 바짝 다가서면서 업계에 온기가 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업체 규모와 지역에 따른 양극화는 심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CBSI는 지난해 11월에 14.6을 기록한 이후 8개월간 연속 상승하면서 7월에 99.3으로 집계됐다. 2002년 12월(지수 102) 이후 6년7개월 만에 최고치다. CBSI는 지수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공발주 공사가 늘어나고 주택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건설기업들의 체감경기가 크게 좋아졌다. 특히 대형건설업체 지수는 전월 대비 22포인트 상승한 114.3으로 나타나 기준선을 뛰어넘었고 중견업체 지수도 105.9로 집계됐다.

반면 중소업체 지수는 74.2로 조사됐다. 기준선을 넘지 못했을 뿐더러 오히려 전월에 비해 12.3포인트 하락했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업체지수는 지난 5월 80.5를 기록해 80선을 회복한 지 2개월 만에 다시 70대로 추락했다"며 "체감경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중소업체 체감경기는 공사물량지수에서도 뚜렷히 나타난다. 중소업체는 대형업체(107.1)와 중견업체(108.8)의 절반 수준인 57.1로 공사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별 양극화도 심각하다. 서울지역 CBSI는 114.6이지만 지방은 69.8로 나왔다. 공사물량 지수도 지방은 서울(107)의 절반 수준인 64.5를 기록했다. 공사비 수금지수는 정부와 공공기업의 선급금 지급 확대로 6월과 마찬가지로 지난달에도 104.9를 보였다. 자금조달지수도 108.2로 기준선 이상이었다. 반면 지방업체는 공사비 수금지수(98.7)는 100을 넘지 못했고 자금조달지수도 94.5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서울지역 업체만큼 돈이 돌지 않았다는 의미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