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단시약 업체인 미국 '인버니스'가 코스닥 기업 에스디에 대해 공개매수를 선언,적대적 인수 · 합병(M&A) 가능성을 내비쳤다. 경쟁 회사인 에스디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버니스가 장악한 글로벌 진단 제품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경영권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버니스는 5일 에스디 주식 323만6000주(40%)를 주당 3만원에 공개매수하겠다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공개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24일까지 20일간이다. 공개매수 선언에 따라 적대적 M&A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에스디 주가는 상한가인 2만9650원까지 치솟았다.

인버니스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세계 최대 신속 진단시약 제조업체로 시가총액이 27억달러에 이른다. 이 회사는 공개매수 목적에 대해 "에스디와 상호 협력관계를 모색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다"며 "현재로서는 에스디 경영진을 교체할 의향이 없다"며 적대적 M&A에 나선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버니스는 그동안 에스디의 최대주주인 조영식 대표에게 회사 매각 등을 제안했지만 조 대표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인버니스의 공개매수 선언은 에스디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김기은 에스디 부사장은 "4년 전부터 인버니스가 인수 의향을 밝혀 왔지만 (대주주가) 이를 거절했다"며 "진단시약 원재료 제조 기술력 등이 우수한 에스디가 급성장하자 미국시장 등에서 타격을 우려한 인버니스가 공개매수란 수단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주주는 이번 인버니스의 공개매수에 응할 계획이 없다"며 "적대적 M&A로 파악하고 있지만 단순히 지분만 취득한다고 인수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에스디는 신속 진단시약 및 바이오 센서 등을 만드는 회사로 급성장세를 보여 왔다. 작년에는 매출 403억원에 영업이익 142억원을 거뒀고 올해는 매출 600억원,영업이익 200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조 대표가 29.45%를 보유하고 있고 한국밸류자산운용(8.21%) 세이에셋자산운용(6.32%) 등도 주요 주주다. 이채원 한국밸류 부사장은 "유일한 경쟁자인 에스디와 전략적 제휴를 노리고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 주가와 회사가치를 고려할 때 공개매수 가격이 더 올라가지 않는다면 응할 매력이 없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