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1년여 사업 성과 없어..美 전문업체 '노크'

경남도가 추진해온 거북선 찾기 사업이 1년여만에 뚜렷한 성과없이 끝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전문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민간 기업들이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28일 경남도에 따르면 세계적 수중 탐사기술을 보유한 미국 아쿠아 서베이사가 모종의 조건을 내걸고 한국법인(사단법인 남해안 수중탐사)을 내세워 '임진왜란 해저유물탐사'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

'1%의 가능성에 도전한다'며 지난 해 6월부터 예산과 조선업체 협찬금 등 약 12억원을 들여 거북선 잔해 찾기에 나섰던 경남도는 이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조만간 약정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첨단 장비와 기술진, 다양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전 세계에서 400여건 이상의 발굴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진 이 업체는 2년간 이 사업에 1천만달러를 투입하겠다고 제시했다.

아쿠아 서베이사는 1975년 뉴저지주 플레밍톤에서 설립됐으며 수중 유물 탐사, 수중 환경 진단, 해양에너지 및 자원탐사, 수중 고고학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업체는 또 잠수면허와 선장항해면허를 보유한 화학자를 비롯해 고고학자, 전자통신 공학자, 해양환경 및 에너지 과학자 등 40여명의 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와 약정을 체결할 경우 오는 9~10월 예비탐사(사료취합 및 분석, 탐사자료 판독분석) 기간을 거쳐 11월부터 내년 6월까지 1차 탐사, 내년 7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14개월간 2차 탐사를 벌일 방침이다.

그런데 이 업체는 이번 탐사 실시 조건으로 유물 발굴에 따른 독점 촬영권과 유물 인양권을 확보하는데서 나아가 일본과 중국, 유럽 등에 대한 영상 판권을 요구하고 있다.

경남도는 이 요구조건을 놓고 혹시 다른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인지, 일본측과 별도의 계약이 존재하는 지 등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업체측은 거북선 등 임란 당시 조선 수군의 군선 뿐만 아니라 일본측 군선 잔해 발굴에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최근 국내 TV에서 거북선 탐사 과정에 대한 특집이 방영된 이후 국내 모 기업에서도 연간 5억여원을 들여 7년간 거북선 탐사에 나설 의향을 표시, 내주 중 경남도와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경남도가 직접 민간 업체를 선정해 벌여온 거북선 탐사사업이 오는 10월에 종료되면 국내외 민간업체들이 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도는 지난 해 국비와 도비 3억9천200만원과 조선업체 4사의 협찬금 8억원 등으로 임란 당시 최대의 패전으로 기록된 칠천량 해전지인 거제시 하청면 옥계리 일원 해역에서 거북선 발굴 사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임란 당시 수군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병과 자기 조각 등 60여점을 인양했을 뿐 군선 관련 잔해는 발견하지 못했다.

도 관계자는 "미국의 전문 탐사기관이 세계 최고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할 경우 거북선 찾기에 상당한 진전이 기대된다"며 "오는 10월 이후 예산사업은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며 민간업체 참여에 대해서는 타당성을 검토한 후 조만간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창원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b94051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