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사회기부 활동을 맡게 될 재단법인의 명칭이 '청계(淸溪)'로 된 데는 사연이 있다.

재단법인설립추진위원회는 당초 법인 명칭으로 △이 대통령 모친의 이름을 딴 '태원(太元)' △이 대통령의 아호인 '청계' △이 대통령의 또 다른 아호 '일송(一松)'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의 이름을 조합한 '명윤(明潤)' 등을 검토했으나 이 대통령과의 협의를 거쳐 '청계'로 최종 결정했다. 다만 영문명은 '청계'라는 이름이 발음하기 쉽지 않고 의미를 설명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Lee Myung-bak & Kim Yoon-ok Foundation(약칭 Lee & Kim Foundation)'으로 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에게 '청계'라는 아호를 만들어 준 인물은 '초서의 달인'으로 불리는 서예가 취운(翠雲) 진학종 선생.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장인인 고(故) 진의종 전 국무총리의 동생이다. 취운 선생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청계천 복원사업을 시작하기 전 "물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며 초서체로 '청계'라는 한자 휘호를 만들어 줬다. 공교롭게도 이후 이 대통령은 청계천 복원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결국 대선 승리의 교두보가 됐다. 이 대통령은 또 포항 동지상고 야간을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 청계천 헌 책방에서 참고서를 구입,고려대 상대에 입학했다. 이 대통령에게 '청계'는 꿈과 성공의 의미를 담고 있는 셈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